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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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이 아니고 삶과 죽음이다.
몸이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인생에 대해서 고민 할 수 있는거다.
돈을 버느니 명예를 얻느니...
흔히들 입버릇처럼 죽겠다고들 한다..
아파 죽겠다고 하고, 스트레스 받아 죽겠다고 하고, 돈이 없어 죽겠다고 하고...
막상 진짜 죽음에 직면하게 되면, 그런거 다 의미가 없을것이다.
사느냐 죽느냐.. 단순한 이분법으로...
언젠가는 닥쳐오게 될 것이지만, 나에게 닥쳐 온다면.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들 것 같다.
먼저 내가 살 가망이 있느냐 없느냐 부터 고민할꺼고,
그 다음엔 살아 있는게 나은건지 죽는게 나은건지도 고민할 것 같다.
살아야 겠다고 생각하는, 자기 삶에 집착이 있는 사람은 암도 이겨 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단단히 잡고 있는 줄을 놓는 순간,
의식과 함께 생명도 간다고 한다. 그래서 환자에게 때로는 거짓말도 한다.
노화로 인해 생명이 끊어지는 즈음에 들어 있으신 분들을 보면,
신체적으로는 거의 눈빛이 흐려져 있으며 말도 잘 할수 없으나, 자신에 대한 걱정보다는,
남아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부 혹은 인생을 더욱 걱정하는 의미가 눈빛과 몸짓으로 가득하다.
주변사람을 위해서 많은 희생을 하며 살아온 분 일수록 더하다.
얼마전 같은 직장에서 같이 프로젝트에 대해 고민하고 인생에 대해 고민하던,
나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친구같으며 생각 깊은 상사인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가시기 몇주일 전까지만 해도 내 차를 타고 분당까지 퇴근하면서,
조근조근히 이야기를 나누던 분이, 내가 본사로 복귀하고 좀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직장 화장실에서 아무도 없는 토요일 저녁시간에 홀로 가셨다.
내 삶에 대한 투정을 가득 늘어놓았던 그분과 이야기 하던 시간이 얼마나 후회스러웠는지 모른다.
내가 그분의 말을 조금 더 들어 주었다면 하는 생각이 가슴을 후벼판다.
그를 조금도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둘러 싸여 있었으니, 그가 그러한 판단을 했을거라는 생각 때문에...
같은 직장에 있는 다른 모든 동료들도 원망스러웠고, 그분의 가족들 까지도 다 싫더라.
지금은 시간이 조금 흘러 이런 글조차 쓸수 있게 되었고,
어느정도는 잊을 수 있게 되었다.
장례를 치르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말한다.
한달만 지나면 다 잊혀 진다고...
정말 그러하다.
너무 싫었던 것은,
한사람의 죽음을 두고 서로 책임 회피를 위해 잔머리들을 굴리는 모습이었다.
사실 남아있는 사람들이 생각하기 편하게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망자의 약점을 부곽시키면 책임이 망자 자신에게 가니까.. 망자는 변명조차 할 수 없으니..
누구나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해 본 적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려고 들면, 그것이 쉽지 않은것을 알게 된다.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많은것들이 마음에 걸린다.
마음에 걸리는 것들은 많은 부분이 자신의 삶과 관련된 것들 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아직은 삶에 애착이 있다는 것이다.
삶에대한 애착이라...
집념이 아닌 애착이라면... 그 삶이 행복이어야 할텐데...
아이러니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