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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이끼와 녹색 이끼가 공존 하는 상황인 듯 합니다.
어제 수질테스트를 하면서 이상했던 것은…
기존에 30cm 짜리 쬐그만 어항의 물이 생각보다 질이 좋았다는것..
그래서 퍼큘러와 크리너가 안죽고 살아 있었다는것…

water parameter.
ph : 8.0 ~8.5
ammonia NH3 : 0
nitrite NO2 sera test: 0.1mg/l 이하
nitrite NO2 tetra test: 0.02mg/l
nitrate NO3 tetra test: 1mg/l 이하

Monaco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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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보수적이고도 저 비용으로 한번쯤 해 보고 싶은 방식입니다만..
초보인 관계로 했다가 완전 폭탄으로 생명을 다 앗아가게 만들까봐.. ^_^
좋은 글 정도로 생각하시고 보면 재미 날 껍니다.
사진은 미국 reef 잡지 사이트에서 발췌… ^_^

첨부한 DOC 파일은 초보자가 읽으면 좋은글 출력하기 좋게 만들어 놓은것.. 영어 공부한다 샘 치고.. 읽어 보시길…

아래의 글은 낭후에서 발췌 해 온 글입니다. 번역하신분께 감사… ^_^ -jae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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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숴항에서는 베를린시스템이 거의 정석처럼 여겨질정도로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비주류로 알려진 쟈베르 시스템도 한번 올려봅니다. 무엇보다 저렴한 초기비용이 상당히 매력적이죠. ^^; 그런데 요즘은 베를린+자베르 짬뽕판을 더 많이 쓰는것같더군요. (번역하다 막힌부분은 그냥 원문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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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ubert’s Method, the “Monaco System,” Defined and Refined By Julian Sprung

Part 1

성공적인 산호어항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적절하다 여겨지는 몇가지의 방법 또는 “시도”들이 있다. 초기 리퍼들은 외부여과기와 여러 전기장치등의 인공기술을 이용하는부류와 어항 내부에서 대부분의 생물학적 여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을 이용하는식의 두 부류가 있었다. 근 10여년간은 여러종류의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하는쪽이 점점 인기를 얻어가는 추세였다. 결과적으로, 산호어항을 가꾸는 취미생활은 점점 대중화되었으며, 그와 더불어 시스템면에서도 관리나 예산면에서 일반 아쿠아리스트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바뀌어갔다. Delbeek and Sprung(1994) 는 이들 시스템의 형식과 역사에 대하여 자세히 서술할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글에서는 Jean Jaubert 교수에 의해 개발된 간단한 시스템에 촛점을 맞추어 전개를 해나갈것이다.

Jaubert 교수는 프랑스 모나코의 Oceanographic 박물관 근처의 Nice 대학에서 산호를 연구하는 교수이다. 공공기관의 전시용 어항과 박물관에 위치한 산호연구시설은 Jaubert 의 간단한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Jaubert 의 연구가 그곳에서 형성된 까닭에, 그의 시스템은 몇몇이들에 의해서 “Monaco System” 이라고도 불린다. 그외에 몇몇은 간단히 “Jaubert’s method” 또는, “Natural Nitrate Reduction”(NNR) 이라고도 불린다. 이중에서 NNR 이라는 이름은 수정된 Jaubert 시스템을 사용하며 느낀 개인의 경험에 관하여 광범위한 저술을 했던, 미국의 아쿠아리스트이자 저자인 Bob Goemans 에 의해 만들어진것이다. 북미쪽에서의 Jaubert 시스템은 Jaubert 를 방문하고, 모나코에서 직접 봤던것들을 발표한 Tom Frakes 라는 아쿠아리스트에 의해 캐나다 토론토에 한정하여 시작되었다.

모나코의 그 박물관은 지중해의 해변에 위치해있었고, 자연적인 바닷물을 수도를 통해 무한정 공급받을 수 있었다. 그 아쿠아리움 시스템은 “open system” 으로 운영될 수 있었고, 많은 어항들을 매일 5%정도 지중해의 물로 물갈이를 하고 있었다. 몇몇은 “closed system” 이었다. 대부분의 어항에서 산호는(특히 Stylophora pistillata, Pavana spp., Montipora spp., Galaxea fascicularis, Acropora spp., 그밖의 많은 하드/소프트 산호들) 크게 번성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산호들은 홍해에서 왔으며, 그밖에 캐리비안, 인도네시아산도 있었다. 전시된 많은 산호들은 야생이 아닌 박물관의 “어항” 속에서 번식된것들이었다. 어항에는 또한 일반적으로 산호와 함께 키우지 않는, 버터플라이 엔젤피쉬등을 포함한 많은수의 화려한 물고기들이 있었다.

비록 기계장치들을 사용하지 않고 그렇게 간단하게 그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우리를 의심스럽게 만들기는 하지만, Jaubert 시스템은 마법을 사용하는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닥재 속에서 질소함유찌꺼기들을 분해하는, 질화작용을 하는 호기성 박테리아와 탈질화작용을 하는 협기성 박테리아의 능력에 의존하는것이다. 질화작용의 공정은 아쿠아리스트들에게 잘 알려져있으며, 어항 유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박테리아는 물고기에 의해 생성된 암모늄찌거기를 아질산으로 바꾸고, 질산염으로 바꾼다. 탈질화공정에서 질산염은 질산과 질소기체로 바뀌게 된다. 이들 공정들은 오랜기간동안, 어항에 설치된 다양한 여과기속에서 이루어져왔다. Jaubert 시스템에서 질화작용과 탈질화작용은 두껍게 깔린 바닥재와 아래 바닥에 깔린 “죽은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죽은 공간”은 plenum 이라 불린다. plenum 공간은 높이 1센티 또는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대부분 가정의 어항에서 plenum 은 2~3cm 정도가 좋다. plenum 을 지지하는 구조물은 바닥재나 위에 놓일 돌의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그 지지대는 간단하고 값이 싼 플라스틱 저면판같은을 사용할 수 있다. 모나코의 Jaubert 는 얇고 단단한 PVC 관과 수천개의 구멍이 나 있는 판을 이용하여, PVC 관을 길이에 맞게 잘라서 지지대로 사용하였다. 이때 물이 통할 수 있도록 완전밀폐형 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동시에 바닥재가 plenum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

plenum 의 기능은 처음에는 어느정도 신비에 싸여있는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마법”과는 구분되는 Jaubert 시스템의 한 단면이다. 많은 아쿠아리스트들은 plenum 이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또 저술하고 있다. 내 경험상, 나는 그들의 의견에 반대한다. 나는 Jaubert 시스템이 일반적인 plenum 없이 자갈만 부어놓은 어항보다 생물학적 여과에 뛰어나다고 말하겠다. 또한 나는 plenum 을 깔고 위를 바닥재로 덮은 어항이 찌꺼기가 그렇게 심하게 쌓이지 않는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해수어를 과밀사육하는곳에서 plenum 을 사용하고 바닥재를 두껍게 깔면, plenum 을 사용하지 않고 같은높이의 바닥재를 깔은 어항에 비하여 질산염수치가 훨씬 적게 나오는것을 알아냈다.

물론 이것에 대해서는 어느정도의 근거가 있으며, 나의 추천은 단순하게 신비로운 현상을 지지하는 맹목적인것은 아님을 밝힌다. plenum 은 물속에서 용존산소량이 0에 가까운 공간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Jaubert 시스템에서 바닥재는 위쪽의 고산소지역과 아래쪽의 저산소지역 사이에 끼어있는것이 된다. 이러한 구조는 일반적인, plenum 없이 두꺼운 바닥재만 깔린 어항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황화수소의 생성’을 막는쪽으로 작용한다. plenum 위에도 또한 산소량이 0에 가까운곳이 있게 된다. 바로 이곳에서 탈질화작용이 일어난다. 어떤이들은 plenum 안에 존재하는 산소는 대체 무엇에 의하여 유지될 수 있는지를 의아해한다. 그 산소는 분명 질산염분해의 부산물로서 생기는것이지만, 두꺼운 바닥재층의 다른 반응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이들 반응은 유기물들을 용해시키거나, ‘질산염을 질소기체로 바꾸어주는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미립자로 분해하는 반응을 포함한다. 탈질화 박테리아들이 찌꺼기를 사용하므로, 바닥재는 유기물로 인하여 크게 더러워지지는 않는다. 물론 웜이나 원생동물, 요각류, 이각류 그밖의 여러 작은 생명체들도 바닥재를 이리저리 뒤집으면서 유기물찌꺼기를 사용하므로, 바닥재 청결에 도움을 준다. 바닥재층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있는것이다.

Jaubert 시스템의 바닥재는 Eng’s and Dr. Adey’s 와 같은 다른 ‘자연적 아쿠아리움’ 시스템에서 불리는것처럼, “라이브 샌드” 라 불린다. Jaubert 시스템에서는 모래보다 훨씬 큰 사이즈의 알갱이를 사용하므로, 이 용어를 Jaubert 시스템에 그대로 연관시키는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어떤 저자는 plenum 과 “sand bed” 의 설치를 바닥쪽은 굵은 자갈로 깔고 위쪽으로 갈수록 고운 모래입자를 사용하는식으로 묘사를 하였다. sand bed 는 물의 방산(방출)을 원활히 유지해야 하기때문에 물리적 여과기능을 수행해서는 안되며, 따라서 이것은 잘못된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Jaubert 본인 역시 다른 사이즈의 바닥재를 사용하지 않았다. 바닥재는 모래가 아닌, 입자가 큰(2~5mm) 한종류의 자갈로만 구성되어야 한다. Jaubert 는 혹시 땅을 파헤치는 생물이 바닥재 낮은층을 건드릴까봐, plenum 과 바닥재 상층부 사이에(한마디로 바닥재층에) 스크린(망)을 몇개씩 깔아놓았다. 고비나 피스톨 쉬림프같은 땅파기 선수들을 어항에서 퇴출시키겠다면, 바닥재에 그런 망을 깔지 않아도 좋다. 만약 땅을 파대는 생물을 입수시키려면 반드시 바닥재 중간(plenum 위로 5cm)쯤에 망을 깔아주어야 한다. 바닥재층은 8~10cm 가 되어야 한다. Jaubert 시스템은 바닥재가 plenum 위로 8cm 이상이 쌓이지 않을경우 작동하지 않는다. 바닥재층이 너무 얇다면 탈질화작용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질뿐이다. 그 결과 어항에 질산염 농도가 높게 검출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아질산까지도 문제가 될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버로우성 물고기나 무척추동물이 땅을 파헤쳐서 plenum 을 덮고 있는 바닥재의 두께를 낮게 변화시킬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일어난다.

많은 아쿠아리스트들은 미적 관점에서 두꺼운 바닥재층은 Jaubert 시스템의 부정적 요소라고 믿고있다. 이러한 미적 요소는 두꺼운 바닥재를 깔아놓은 리퓨지움을 연결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이방법을 사용하면 본어항은 바닥재가 없거나 얇게 깔아도 상관이 없게 된다.

plenum 설치를 안한 어항은 질좋은 모래(입자가 작은)에서, 아주 얇은층에 한해 탈질화작용이 일어날 수 있지만 plenum 위에 성근 바닥재를 두껍게 깔은것에 비하면 효율성에서 밀리며, 그러한 질좋은 모래들은 물고기를 쉽게 죽이는 황화수소가스 방출의 위험이 아주 높다. 저자 Ron Shimek 은 plenum 없이 질좋은 모래로 25cm 이상의 아주 두꺼운 바닥재층을 사용하는것을 제안한다. 그는 바닥재를 그렇게 두껍게 깔게되면 황화수소의 문제가 사라지며, 탈질화작용에도 아주 훌륭한 면모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 방법과 Jaubert 시스템을 비교해보지 않았다.

Jaubert 시스템이 구별되는 또다른 요소는 라이브락의 부재이다. 아쿠아리스트들은 물부피의 1/3 이상을 라이브락으로 채워버리는 “베를린 방식” 에 익숙하다. 제대로 자리가 잡힌, Jaubert 시스템은 바닥재를 탁 트여주기 위하여 그보다 훨씬 적은 양의 라이브락만을 사용한다. 이것에는 복합적 이유가 있다. 첫째로, 생물학적 여과는 바닥재층에서 일어나므로, 라이브락이 생물학적 여과재로서 사용될 필요가 없다. 라이브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채 Jaubert 시스템만으로 셋업을 하는것도 가능하다. Jaubert 시스템에서 라이브락의 목적은 장식과 기타 작은생물체들을 어항속에 풀어주는정도밖에 없다. 둘째 이유는, 라이브락이 적으면 바닥의 “sand bed” 가 물표면과 만나는 공간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이다.

수조속에 바위덩어리가 적어지는것은 몇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아름답게 꾸미는데 있어 훨씬 자유로우며, 바닥재로 자연스러운 계곡을 연출할 수 있다. 실제로, 모나코의 그 박물관의 바닥재지형은 내가 여지껏 봐왔던 공공수조중 가장 아름다운것이었다. 라이브락을 적게 넣는다는것은 또한 calcium carbonate 의 요구량이 적어진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라이브락 표면을 덮고있는 산호질의 이끼들이 칼슘을 잡아두기때문이다.

아쿠아리움계에 Jaubert 시스템이 소개된 이래로, 잘못된 주장과 권고가 급증하고 있다. 몇몇 부분은 Jaubert 그 자신에 의하여 주장된것이지만, 그밖의 대부분은 그에 대해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의 추측으로 채워져있다. 여기서, 이 시스템을 수년간 테스트해온 나의경험에 비추어, 이들 추측들을 검토해보는것도 괜찮을듯 싶다.

단백질 스키밍

몇몇 이들은 탈질화 박테리아는 유기물찌꺼기를 필요로 한다는것을 염두에 두고서는, 단백질 스키머를 사용하면 이들의 먹이를 제거하는것이 되버리므로 탈질화시스템의 수행에 좋지못한 영향을 줄것이라 추측한다. 이것은 물론 그럴듯한 가정이긴 하지만, 실제로 단백질 스키머를 사용함에 있어서 탈질화작용에 대한 눈에띄는 악영향은 나타나지는 않았다. 비록, 그럴듯한 이론이 아닌 나의 경험상이기는 하지만, 바닥재에 넓은 표면을 확보해주는것은 실제로 단백질 스키머의 출력을 감소시킬정도였다. 그러므로 바닥재층이 단백질 스키머가 제거하는것보다 훨씬 많은 생물학적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것이다. 하지만, 단백질 스키머는 인산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스키머가 있다면 스키머없이 인산염이 쌓일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비하여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인산염

Jaubert 시스템에서는 에어레이션이나 이끼제거, 단백질 스키밍, 석회수투여등을 통하여 인산염농도를 조절한다. 일반적인 해수의 pH 를 유지하는 해수어항에서, 적절한 양의 칼슘을 공급하여 calcium phosphate 의 자연스러운 침전을 유도하는것은, 물속에 용해되어있는 인산염의 농도를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그럼에도, 이러한 공정은 해수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자체나, 많은 해수어에게 지급되는 먹이로부터 오는 많은 인산염의 유입으로 인하여 쉽게 제압당하고 만다. 게다가, 물속의 유기물이 달라붙은 인산염은 물속에 끝까지 남게 되고, 그러한 작은 ‘생체인산염’들은 바닥재에 지속적으로 축적되게 된다. 아까 내가 말했듯이, 단백질 스키밍은 물속에 녹은 인산염을 걸러내는데 도움을 준다. 에어스톤의 거품질 또한, 인산염을 분무하듯이 방출하는 효과를 가져오므로 인산염농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석회수(calcium hydroxide 용액) 투여하는것은 칼슘이온을 공급하여 용해된 인산염을 침전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주며, 수소이온은 pH 를 상승시켜주는 효과도 준다. 침전된 인산염은 일반적인 바다물의 pH 에는 녹지 않으므로, 어항의 바닥에 축적되는동안에 물에 다시 용해되는일은 없다. 바닥에서 자라는 이끼류(해조류)는 아마도 인산염을 분해하는 특수효소를 분비하여 그것을 얻을 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이끼류는 또한 바닥재나 유기물찌꺼기에 달라붙은 인산염을 거기서 떼어놓는 효소를 분비하는 박테리아와 공생관계를 이룬다. 그러므로, Caulerpa spp. 같은 종류의 이끼가 인산염을 흡수하도록 만든 후에 그 이끼를 제거시키는 방법도 인산염을 방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인산염 미립자(유기물이건 무기물이건)들은 또한 단백질 스키밍이나 물갈이시, 사이펀사용을 통해서도 방출할 수 있다.

이끼류(해조류)

강력한 조명을 설치한 어항이라면, 이끼조절을 위하여 이끼를 잡아먹는 생물체를 필요로 하게 마련이다. Jaubert 시스템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눈에 띄는 하나의 차이점을 짚자면, 충분한 깊이의 바닥재층의 기능이, 이끼류가 유리쪽에 끼는것을 크게 억제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것이다. “슬라임 이끼” 라고도 불리는 cyanobacteria(시아노박테리아) 와 실모양의 이끼류는 작은 허밋 크랩이나 Atraea, Lithopoma, Turbo, Trochus, Nerita, Cerithium 와 같은 여러 초식달팽이, 성게 Diadema setosum 등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surgeonfish(검은쥐치) 나 탱류, 그밖의 초식어류들도 이끼조절에 동원될 수 있다. 건강한 바닥재층의 박테리아는 질소를 함유한 찌꺼기들을, 이끼성장을 억제시킬정도로 빠르게 분해시킨다.(더불어 산호성장도 억제시킨다. 기회가 된다면 이에 관하여 더욱 자세히 설명할것이다.) 그러나 Jaubert 시스템을 적용시킨 내 모든 어항들은 처음 6개월간은 거대한 이끼류의 번창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물고기 먹이를 정말 왕창 주지 않는 이상, 이끼류의 성장은 현저히 느려지거나 완전히 멈추어버렸다.

노랑 궁물(Yellow water)

밀폐형 수조에서 물에 용해된 많은 유기물찌꺼기들이 축적되어, 물이 노랗게 변하는 현상은 피하기 힘들다. Jaubert 시스템에서 물에 용해된 유기물찌꺼기들이 바닥재층의 기능에 의하여 분해되는것은 맞지만, 이것이 물이 노랗게 변하는것을 막아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Jaubert 시스템은 기타 다른 ‘자연여과’방식의 수조처럼 빠르고 심각하게 어항물이 누렇게 되지는 않지만, 결국에는 노래진다. 활성탄은 물을 노랗게 만드는, 물에 용해된 유기물 찌꺼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

에어레이션

내가 모나코에서 보았던 수많은 밀폐형 수조들은 물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에어레이션을 하고 있었다. 그것의 이점은 앞에서 말한 인산염의 제거와, 물에 열을 전달하는 요인을 없앴다는점과, 낮은 전력소모와, 플랑크톤친화적이라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단점이라면, 그렇게 소금을 날려대면 수조 근처의 물체들이 salt creep(소금에 의한 변형) 이나 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는점이다. 나는 Jaubert 시스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좋지못한 문제점들이 에어레이션에 의해서 풀렸다는것을 알아내었다. surface skimming overflow 를 사용하지 않는 수조에서는, 밤시간에 물고기들에게 치명적인 수준까지 산소량이 극단적으로 내려갈 수가 있다. 또한 용존산소량이 내려가는 밤시간에는, 바닥재층으로부터 물고기를 질식시킬수도 있는 황화수소의 방출이 촉진 될수도 있다. surface skimming overflow 는 가스교환을 충분히 시켜주어 용존산소량이 떨어지는것을 막고, 빠르게 황화수소를 기체로 휘발시켜준다. surface skimming overflow 가 부재하면 생기는 이런 이야기들은 바로 나의 경험에서 나온것이다. surface skimming overflow 가 없다면, 에어스톤이나 거품기를 이용하여 밤에도 용존산소량이 낮아지지 않고, 물로 뿜어져나오는 황화수소를 빠르게 희석시킬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칼슘과 기타 미량원소의 유지

Jaubert 는 원래 그의 시스템에서 아라고나이트 바닥재를 사용하여 산호성장에 필요한 칼슘과 alkalinity 를 보충하는 아이디어를 주장했다. 바닥재의 깊은곳은 pH 가 낮고, 이러한 낮은 pH 는 바닥재를 녹게 만들며, 약간씩의 칼슘과 탄산염이 물에 풀어지게끔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정도의 칼슘과 탄산염의 양만으로는 강한 조명과 더불어 강하게 성장하는 산호를 유지하려는 요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웠다. Jaubert 는 후에(개인적인 교류를 통해 알아낸것이다.) 자신의 밀폐형 시스템에서 산호가 크게 번창할때는 칼슘과 alkalinity 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석회수” 또는 칼슘과 alkalinity 를 유지하기 위한 다른 물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다고 말하였다.

몇몇 저자들은 필요한 ‘모든’ 미량원소들을 충분히 공급해준다는, 물에 슬슬 녹는 바닥재를 제안한다. 이것은 간단히 말해서, 사실이 아니다. 물에 슬슬 녹는 바닥재는 스트론튬, 마그네슘, 기타 다른 철분같은것들을 제공해주는것은 사실이나 산호가 자라는데 있어서 충분치 못한 양이며, 요오드같은 원소는 제공되지도 않는다. 물고기 먹이를 주는것은 미량원소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원천이며, 물갈이 또한 몇몇종류의 미량원소를 가져다주게 되므로, 그 몇몇의 미량원소는 일반적인 바닷물보다 월등히 많은 양을 함유하게 된다. 밀폐형 수조에서 몇몇 미량원소들은 실제로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쌓여가는 반면, 몇몇 원소는 금방 고갈되어 보충을 요하게 된다.

Jaubert 시스템에서의 조명도 다른 리프어항들과 커다란 차이가 없다. 빛의 효과는 광합성 효과가 용존산소량과 물의 pH 에 관련되는 한 아주 중요하다. Jaubert 의 특허는 바로, 어항속에서 용존산소량이 풍부하고 pH 가 높은 지역과 pH가 낮고 용존산소량이 낮은 바닥재층과 plenum 지역의 이러한 효과를 비교하여 말하고 있다. 이러한 잠재적 차이는 빛에 의하여, 바닥재층에서 물이 방사되고, 물에 용해된 물질들이 바닥재층으로 진입하게끔 한다.

자갈이 바위처럼 뭉치는 현상

몇몇 아쿠아리스트들은 바닥재가 서로 들러붙어 바위처럼 되버린다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바닥재층이 생물학적 여과를 수행하는데 있어 어느정도 방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비록 그렇게 뭉친 바위가 계속 다공성을 유지한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경험은 없으나, 매우 높은 레벨의 alkalinity 와 어떠한 타입(oolitic sand)의 아라고나이트 바닥재가 들러붙어 일어날것이라는 심증은 가지고 있다. 비록 입자가 큰 바닥재를 사용하는 어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바닥재 입자가 클수록 이러한 문제를 막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흔치 않으며, 정확히 어떤 환경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때문에, 이것을 막는 정확한 방법을 설명하기가 곤란하다.

plenum water

몇몇 저자들은 plenum water 에는 각종 영양물질들이 쌓여가기 떄문에 정기적으로 청소해주는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Jaubert 는 결코 이러한 주장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스템에서 plenum water 의 질산염과 인산염 수치를 측정해보았던 나의 개인적인 경험은, 그 시스템이 아주 역동적이며 plenum 에 영양물질들이 침전되지 않는다고 확신시켜주었다. 어떨때에는 영양물질들의 수치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다시 낮아지므로 그것들이 축적되는일은 없다. plenum water 에서 질산염과 아질산이 바닥재 위쪽의 물에 비하여 아주 높게 검출될 수 있는것은 사실이다. 때로는 plenum 에서 인산염과 규산염 수치도 올라가기도 한다.(J. C. Delbeek, 개인적인 교류를 통하여 정보를 얻음.) 그러나, 그 몇몇 저자들이 말했던것과는 달리, 그 수치는 높은곳에서 머물러있지 않으며, plenum 내부의 물은 바닥재층 위쪽의 수질에 갑작스런 어떠한 변화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버로우성 물고기나 새우들이 바닥재를 파헤쳐 plenum 을 덮고있는 바닥재층의 높이를 변화시킬 경우에는 예외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예외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plenum 의 영양물질들이 수조로 들이닥칠것이고, 아주 강력하게 이끼들이 발생할것이다. 내가 이전에 언급했듯이, 바닥재층 중간쯤에 망을 깔아주면 이들 버로우성 생물에 의해 plenum 이 노출되는 일을 막을 수 있을것이다.

Part Two: Technique for setting up a Monaco System

이 글의 첫번째 파트에서 나는 Jaubert 또는 Monaco 스타일의 어항이 다른 시스템과 구별되는 차별적 요소들을 설명하였다. 이제 두번째 파트에서는, 몇가지의 다양한 테마를 포함한, Jaubert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을 할것이다. 또한, 나는 이미 돌아가고 있는 어항에, 이 Jaubert 시스템을 추가시키는 방법도 설명을 할것이다.

셋업

기본적인 모나코 시스템

“기본”적인 모나코 시스템의 수조의 셋업은 비용이 아주 저렴하며, 설치가 용이하다. 필요한것이라고 해봐야, 어항과 어항뚜껑, 조명, plenum, 망, 바닥재, 산소기, 산소튜브, 에어디퓨저 정도이다. 물의 움직임은 에어디퓨저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추가적인 물흐름은 침수형 수중모터나 물순환펌프(plumbing in line water circulation pump)를 이용할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라도, “기본”적인 모나코 시스템에서는 하나 이상의 (타이머를 달아 밤에만 작동하게끔 하여도 됨)산소방사기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러한 에어레이션은 밤에 산소레벨이 급격히 떨어져 물고기가 고통을 받는 일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 낮동안에는, 식물들의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포화상태에 가까운 용존산소량을 보여주지만, 밤에는 식물들에 의한 광합성의 부재(빛의 부재)로 인하여 용존산소량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양의 “라이브 샌드”에서 대량으로 산소를 소비하며 살고 있는 박테리아나 미생물에 의존하는 모나코시스템에서 더욱 현저하게 나타난다. 밤에는 또한, 바닥재층 속에 있던 황화수소가 바닥재층 위의 물로 흘러나올수도 있다. 낮동안에는 바닥재층 위에서 순환하는, 용존산소량이 높아진 물이 바닥재층으로 침투하므로, 바닥의 저산소층(또는 황화수소가(있다면) 존재하는층)을 이런식으로 바닥재의 틈 사이로 스며들어온 산소량이 높은 물들로 그나마 유지를 하게 된다. 밤에는 바닥재층 위쪽의 산소량도 물고기나 식물 및 다른 생물들의 호흡으로 인하여 급격히 낮아지기때문에, 바닥재 사이로 침투하는 물들도 산소를 바닥재 표면에서 죄다 빼앗기게 되버린다. 바닥재층에 황화수소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하필 산소량에 있어 물고기에게 가장 좋지 못한 시간인 밤동안에 흘러나올것이다. 황화수소는 물속에서 산소를 빠르게 날려버리며 물고기를 질식시키는 방식의 독이다. 밤에는 가끔씩 바닥재층에서 황화수소가 흘러나오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황화수소를 날려버리고, 산소를 공급해주게끔, 물표면을 진동시키거나 에어레이션 장치가 되어있지 않았을때만이 문제가 된다. 보통 모나코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황화수소의 양은 아주 적으며, 산소량이 낮아지는 밤시간동안에만 위협이 된다. 그리고 이와 똑같은 일들이, ‘적은 양의 물에 과밀사육을 하는 리프수조’에서 똑같이 일어난다.

나는 Jaubert 시스템을 처음 경험하였을때 이러한 문제를 경험했었고, 단순히 수중모터를 통하여 물순환만을 증가시켜주는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았었다. 단백질 스키머를 추가하는것 역시 이 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에어레이션을 위해 물표면을 진동시켜주는것이 필요하였다. 나는 이와 같은 효과를 에어디퓨저를 통하여 이룰 수 있었다. 에어디퓨저가 연결된 적당한 사이즈의 수중모터를 바닥쪽에 위치시켜, 출수구를 물표면쪽으로 맞추어서 천연온천처럼, 물이 끓는 그러한 효과를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수중모터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막히게 되며 출수량도 감소되며 물표면의 진동능력 또한 줄어들어, 밤시간에 적은 산소량으로 인하여 물고기 폐사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다른 방법으로는, one could plumb a pump in-line with a removable mechanical filter on the intake to achieve the same effect see drawing. 이와 더불어, “기본”적인 모나코 시스템에서는 입자가 작은 모래를 쓰게, 되면 입자가 더 큰 바닥재를 사용하는것보다 산소량이 줄어들게 된다는것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모래 대신에, 입자가 자갈형 바닥재를 사용하게 되는 이유이다.

모나코 시스템에서의 surface skimming overflow

모나코 시스템에서 surface skimming overflow 의 사용은 밤시간동안 저산소레벨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를 없애줄 수 있다. 물표면을 끊임없이 진동시켜주는것과 더불어 오버플로우를 통하여 공기와 접촉면적을 늘려주는것은 물에 산소를 효과적으로 공급해줄 수 있게끔 한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시스템이이 모나코시스템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것 같다. 이것의 단 하나의 문제점을 꼽자면 바로 말미잘이나 달팽이, 새우, 해삼, 그밖의 민감한, 물속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생물들이 오버플로우를 넘나들거나 그와중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것이다. 나는 이들 생물들때문에, 후에 간단히 설명할, 새로 개량된 시스템을 고안해내었다.

리퓨지움에서의 모나코시스템

Jaubert 시스템을 메인어항에 연결된, 리퓨지움에 추가하여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베를린 시스템에서 질산염을 낮추는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따로 분리된 그 어항은 surface skimming overflow 와 plenum 으로 구성된다. 메인 디스플레이 어항의 물이 리퓨지움으로 흘러들어가고, 리퓨지움의 물은 메인어항이나 메인어항의 섬프로 배수하게 된다. 리퓨지움을 섬프의 일부분으로 작동하게 만드는것도 가능하다. 이경우, 리퓨지움은 둘째 섬프로 물을 배수하고, 다시 메인어항으로 보내게 된다.(도면을 보아라. 그러나, 도면은 번역 불가능 – 역자주) Jaubert 시스템이 리퓨지움으로 사용될때, 광주기(빛 쬐는 시간)을 메인어항의 정반대로 설정하는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reverse daylight” 시스템은 산소량과 이산화탄소 생성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이점이 있을뿐 아니라, 밤과 낮의 용존산소와 pH 의 균형(Adey and Loveland, 1991)을 맞추는데도 도움이 된다.

개량된 테크닉 – 저면여과를 응용한 하이브리드

나는 surface skimming overflow 를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Jaubert 시스템을 생각하였다. 이 모델은 연체동물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물흐름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게끔 한다. 이를 위해 내가 한 일은, 어항바닥 구석에 조그마한 저면여과기를 설치한것이 전부이다. 바닥이 넓은 어항의 경우 이 저면여과판은 보통 어항바닥의 1/4 이거나 그 이하 사이즈로 설치를 한다. 나머지 바닥은 역시 저면여과판이지만, 위로 뚫린 대롱없는 plenum 을 설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이러한 변형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부정적인면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말미잘이나 달팽이가 펌프의 입수구나 오버플로우에 빨려들어가는것을 막아준다. 또한 물리여과능력도 있어서, 빠르게 물을 맑게 해준다. 그러나, 질산염을 제거하는 능력은 확실히 떨어지게 되버린다. 오히려, 1/4에 불과한 저면여과기의 호기성 박테리아들이 질산염을 생성하는 속도가 3/4의 바닥에서 질산염을 분해하는 속도보다 빨라지게 되어 질산염이 날이갈수록 축적되게 된다. 또다른 문제는, 저면여과기의 공기방울이 물표면에 남아있게 되어 광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것은 산소기 대신에 수중모터를 이용하는것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면 질산염이 축적되는 효과가 더욱 빨라지게 되버린다.

나는 새우나 Elysia 같은 나새류를 보호하기 위하여 오버플로우를 이용한 개량형 모델을 시도하였다. 오버플로우 박스를 이용하는 대신에, 간단히 어항 뒤쪽에 드릴로 구멍을 내어 물을 빨아들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구멍은 몇주마다 청소를 해주어야 하지만, 청소하기는 아주 쉽고, 이 테크닉은 새우나 나새류를 보호해줄 수 있다. 그러나, 말미잘이 오버플로우를 여행하다가 구멍을 막아버리는 위험은 언재나 존재한다.

Jaubert 시스템 세팅하기

일단 해수염이 풀어진 바닷물을 약 8cm 정도 높이로 수조에 채운다. 그리고, 물에 기포같은것들이 끼지 않도록 조심하며 plenum 지지대를 설치한다. 만약 plenum 구조물이 저면여과판이라면, 지지대없이 바닥에 직접 깔아도 된다. plenum 으로, 그정도 공간이면 충분하다. 이때, 대롱을 꼽는 구멍 부분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바닥재를 수돗물로 여러번 씻은 후에, plenum 판 위에 붓는다. plenum 위로 약 5cm 정도 두께까지 부어넣는다. 그 다음에, 어항 바닥면 사이즈에 맞게 자른 플라스틱 망을 깔아준다. 이것은 버로우성 생물이 바닥재를 정도이상 들이파는것을 막아준다. 그 위에 또 5cm 정도 두께로 바닥재를 부어넣는다. 다른 어항에서 사용하였던, ‘live’ 바닥재를 윗부분에 부어주는것도 좋다. 그리고, 바닥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위에 접시같은것을 놓고 미리 해염을 풀어둔 바닷물을 붓는다. 이 글의 앞부분에서 나는 버로우성 생물들이 바닥을 들이파지 않도록 하기 위한 망을 깔때, 보통 Enkamat geotextile material 을 사용한다고 말했었다. 만약 이것을 사용한다면, 바닥재를 고를 필요 없이 plenum 위에 5 cm 의 바닥재를 넣은 후 바로 깔아주어도 된다. 그 위에 부어지는 바닥재는 Enkamat 망을 통과하여, 알아서 빈틈을 채워넣을것이다.(사진을 보아라. 사진 역시 번역이 안됨 – 역자주) 물이 채워지면, 물순환용 수중모터를 가동해야 할것이다. 또한, 광주기를 위하여 보통 하루 12시간정도 빛을 제공해주어야 할것이다.

Jaubert 시스템에서의 락

이 글의 첫부분에서 나는 Jaubert 시스템은 라이브락이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생물학적 여과는 바닥재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락은 미적인 목적과 다양한 생물(이끼나 미생물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바닥재에 심는 정도로 사용되곤 한다.

이런 간단한 접근법을 통하여, 하나나 두덩이정도의 커다란 락이 바닥재 위쪽에 살짝 놓이는것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바닥재 표면을 통하여 물을 방사하고 기체를 내보내므로 가급적이면 덮지 않는것이 좋다. 산호나 기타 무척추동물들을 이들 락에 붙여놓는것이 가능하다. 전혀 락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장식목적의 살아있는 산호들을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어항이 크다면, 수중조경을 생각해보는것도 괜찮고, 어항에 물을 넣기 전에 건조하는것이 가능하다. 락은 다공질의 석회암이나 죽은 산호시체를 이용할 수 있다. 가벼운 락이라면, 어항벽에 무독성 에폭시를 이용하여 접합시키는것도 가능하다. 커다란 ‘open-design-rock’ 구조도 또한 수경몰타르 를 이용하여 락끼리 접착시켜 사용하는것이 가능하다. Jaubert 와 그의 팀은 이방법으로 장엄한 디자인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어항을 물로 채운 후에는, 몇덩이의 “seed” 를 위한 라이브락을 집어넣어, 라이브락의 수많은 생물들이 데드락이나 어항벽으로 옮겨붙을 수 있도록 하자.

Part 3 Maintaining a Monaco System Aquarium

이끼제거

파트 1에서 나는 Monaco 시스템은 처음 6개월간 이끼가 강력하게 번창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이끼를 청소하는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소주기는 길어질 수 있다. 모나코 시스템에서 단백질 스키머를 사용하게 되면, 이끼성장을 크게 억제할 수 있다. 또한 Diadema setosum 같은 초식생물을 키우는것도 많은류의 이끼성장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커다란 수조에서나 가능하고, 작은 수조에서는 허밋 크랩이 효과적이다.

물갈이

첫 3~4개월간 나는 물갈이를 전혀 하지 않았고, 파트 1에서 서술한것처럼, 오직 이끼제거로만 초과영양물질들을 제거하였다. 이끼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나는 1달에 5~10% 정도의 물갈이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경우 수조가 제대로 세팅이 되면, (몇년이 지나건)나는 물갈이를 전혀 하지 않는다. 물갈이를 하지 않을정도로 세팅이 되었다면, 이제부터는 비중과 칼슘, alkalinity 를 모니터하는것과, 칼슘, 미량원소, alkalinity 보조첨가제가 특별히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다. 불안정한 비중은 증발량만큼 물을 자동으로 보충해주는 장치와, 단백질 스키머(없어도 됨.)를 사용시나 물이 튀면서 잃어버리는 염분을 보충하기 위하여, 가끔씩 부어주는 바닷물로 대신할 수 있다.

첨가제와 먹이

나는 매 주마다 iodine(요오드)가 포함된 미량원소나 스트론튬을 첨가한다. 또한 먹이도 매일 준다. 나는 물고기들에게 mysis shrimp, live worms, dry pellet, flake foods, dried seaweeds 등을 포함한 다양한 먹이를 준다. 필터를 뜯어먹는 무척추동물들을 위하여 MarineSnow(TM) 도 매일 보충해준다.

다른 수조에서 쓰던 라이브샌드를 첨가했다 하더라도, 처음 새로 세팅된 모나코 시스템의 생물학적 여과력은 많은 먹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이 시스템이 성숙하기까지는 여러달이 걸린다. 파트 1에서 설명했던것처럼, 이끼성장이 감소하는것이 성숙의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질산염 변화량을 측정하는것도 이 시스템의 수용능력을 체크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칼슘과 alkalinity 유지

나는 칼슘과 alkalinity 를 유지하기 위하여 두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자동 물보충 기계에서 석회수(calcium hydroxide – 수산화칼슘)가 흘러나오게끔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Delbeel and Sprung(1994) 가 설명했던것이다. 칼슘과 alkalinity 를 유지하는 두번째 방법은 C-Balance 라고 불리는 two-part calcium and alkalinity 상품을 사용하는것이다. C-Balance 는 물 증발량이 적고(석회수투입량도 적어지겠죠 – 역자주), 많은 산호가 살고 있는 어항에 특별히 도움이 된다. 칼슘과 alkalinity 유지에 사용할만한 세번째 방법은, calcium carbonate 바닥재가 이산화탄소에 의해 녹을 수 있도록 칼슘리액터를 사용하는것이다. 나는 모나코시스템에 이 방법은 사용해본적이 없지만, 잘 작동할거라 믿고 있다. 파트 1에서 보여준 어항중의 하나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칼슘리액터를 사용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어항이다.(다시 말하지만, 사진은 번역불가 – 역자주)

수동적으로 첨가하는것보다는 매일 정량의 석회수를 자동으로 투여하는 장치를 사용하는것이 좋기는 하지만, 나는 내가 따로 수동적으로 첨가할 수 있는 석회수를 고안하였다. 나는 150 리터 어항에서, 한번에 다음정도의 용량을 투여하는것은 안전하다고 판단하였다.

1ml(=1/4 티스푼) 의 건조된 수산화칼슘 가루와 500~700ml 정도의 물을 섞는다.

150 리터의 수조에 1ml 의 수산화칼슘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석회수 과다투입은 pH 를 너무 높게 상승시켜 물고기나 무척추동물들을 죽일 수도 있다.

나는 아침에 pH 가 자연적으로 내려간 어항을 보면, 이정도 양의 석회수를 투여한다. 물론 부분적으로 pH 가 높아짐으로 인하여 무척추동물들이 해를 입는일이 없도록, 수류가 강한곳을 골라 서서히 부어준다.

다시 또 넣어야 할 경우, 바로 투여하지 않고 몇시간을 기다린 후에 투여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아침에 석회수를 투여하고, 저녁에도 투여할 수 있다. 필요량이 증발량을 넘어설 경우에는, one can simply use some of the aquarium’s water in the mixing container.

바닥재 청소

나는 모나코 시스템의 어항에서 바닥재를 휘젓거나 청소하지 않는다. 나는 바닥표면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생물과, 어항유리에 접촉한 면의 바닥재를 깨끗하게 해주는 생물을 이용한다. 파트 1에서 설명한것처럼, 내 경험상, 이 시스템에서 바닥재는 시간이 흘러도 찌꺼기같은것들이 끼지 않는다. 그 이유는 호기성박테리아만으로는 분해가 불가능한 찌꺼기들을 협기성 탈질화 박테리아들이 분해시켜주기 때문인것 같다. 그러므로, 바닥에 이물질이 심하게 끼는경우는 드물다. 수많은 웜들과 다른 생물체들 또한 바닥의 유기물 찌꺼기들을 먹는다.

유리표면을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는 small conchs (Strombus spp.), 허밋 크랩, serpent starfish 와 같은 sea cucumber(해삼)가 특히 효과적이다. Stomatella (see Delbeek and Sprung, 1994) 종의 작은 달팽이들은 락과 바닥재 안에서 자주 번식을 하며, 이들은 훌륭한 초식동물이다. 바닥재층 중간에 망을 설치를 하지 않았다면, 고비종류같이 모래를 깊이 파헤치는 어류는 이용하면 안될것이다.

나는 보통 라이브락 안에 살고있는 몇몇의 Chiton(딱지조개류)류가 어항유리에 근접한 바닥재를 청소하는데 특별히 효과가 있음을 알아냈다. 그들은 실제로 유리에 붙어서 바닥재를 파고들어가서, 그곳에서 자라는 이끼를 먹는다.

에어스톤의 유지

에어스톤이 물순환에 이용되고 있다면, 주기적으로 씻어주거나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 때때로 소금이나 미네랄성분이 에어스톤과 연결된 공기튜브 내부에 들이차게 되며, 주기적으로 깨끗이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에어레이션을 사용할경우, 소금침전물이 어항 주변에 계속 축적되게 된다. 이러한 “salt creep” 은 전기장치에는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생기더라도, it must not be fall back into the aquarium where it could land on and injure sessile invertebrates.

온도 유지

어떤 산호어항이건 온도를 고정적으로 유지하는것은 중요하며, 화씨 80도 이하가 이상적이다. 이것은 용존산소와 온도와의 상관관계때문이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물속의 용존산소는 줄어든다. 이러한 문제는 모나코 시스템의 두꺼운 바닥재층과 그에 서식하는 많은 박테리아군, 동물군으로 인하여 중대한 문제가 된다. 많은 생물체는 많은 산소를 소비한다. 쿨러나 에어콘이나 증발요법등을 이용하여 가능한한 온도를 낮게 유지하여야 한다. 겨울에는 히터를 이용하여 온도를 고정시키는것도 중요하다. 온도고정과 용존산소량은 물고기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낮은 산소량과 유동적인 수온은 Cryptocaryon 이나 Amyloodinium 과 같은 물고기 질병의 발병률을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다.

References

Adey, W.H. and K. Loveland. 1991. Dynamic Aquaria: Building Living Ecosystems. Academic Press, Inc., 643 pp.

Delbeek, J. C. and J. Sprung. 1994. The Reef Aquarium. Volume One. Ricordea Publishing, Coconut Grove, FL. 544 pp.

Jaubert, J. and J.P. Gatusso, 1989. Changements de forme provoques par la lumier, observes, en aquarium, chez coraux (Scleractiniares a zooxanthelles). Deuxieme Congres International d’Aquariologie (1988) Monaco. Bulletin de l’Institut Oceanographique, Monaco, No. special 5:195-204.

Jaubert, J. and J.P. Gatusso, 1989. An Integrated nitrifying-denitrifying biological system capable of purifying seawater in a closed circuit system. In Deuxieme Congres International d’Aquariologie (1988) Monaco. Bulletin de l’Institut Oceanographique, Monaco, No. special 5:101-106.

Jaubert, J. 1991. United States Patent number 4,995,980

Jaubert, J., Pecheux, J-F., Guschemann, N., and F. Doumenge. 1992. Productivity and calcification in a coral reef mesocosm. In Proceedings of the 7th International Coral Reef Symposium.

Spotte, S. 1992, Captive Seawater Fishes: Science and Technology. John Wiley and Sons, Inc. New York. 942 pp.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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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맑아 졌습니다.

다들 맑은 물을 보면 고기를 넣고 싶어져서
수족관 가서 잔뜩 사 와서 집어넣고는.. 다들 죽이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 유혹을 참기가 힘들다고들 하던데…
정말로 그러하네요…

맑은 물을 보니 정말로 깨끗해 보이고 왠지 고기들을 퐁당 해도 잘 살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_^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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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jaee.net/wp-content/uploads/2025/07/5a9198bd6c5e204801eec55cacbec8a2.jpg
얼마전 용인 시청사에서 혜리 학습 발표회(재롱잔치)가 있었습니다.
전 제가 어릴때를 상상했는데…

과히… 공연의 수준이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각종 유행하는 팝은 다나오고, 재즈, 국악, 최신인기가요에 춤에..

흠… 다들 참 대단들 하시더라구요…

가르치시는 선생님들도 너무 열심히 힘들게 하셨을 것 같고,
애들도 마찬가지 였을듯 합니다…

그래도 어디나 마찬가지로 경쟁 사회인 것이…
그 잘하는 애들 가운데서도 더 돗보이고 잘 하는 애기들이 있더라구요…

참… 멋있었습니다…

놀이방에서 가장 어린 우리 혜리는.. 가만히 서있기만…ㅡ,..ㅡ 했습니다. ^_^
울지 않은걸 대단히 여기며… 잘 봤죠…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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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수어항 세팅을 마쳤습니다.

나름데로 공부하고 시작한건데…
거의 한달 공부한 듯 하네요…
잘 될지는 지켜봐야 겠지요…

오늘 물을 다 넣고 염도 맞추고 스키머 동작시키고 수류모터 돌리고 외부여과기 까지 가동했습니다.

이런 뿌연 상태가 몇일 정도는 계속 될것 같고,
몇주가 자나고 나면 갈조 녹조 다 지나가고
물이 깨끗하게 맑아지면
꼬기들을 퐁당 할 수 있겠지요…

쬐그만 어항에서 아웅다웅거리는 퍼큘러 크라운과 슈림프를
넓고 환경 좋은곳으로 빨리 이사시켰으면 좋겠네요…

종종 물 상태를 사진으로 올려야 겠네요..

첨에 럭셔리 어항으로 견적을 내 봤더니 들어갈 생물 빼고도 300만원 정도 나와서..ㅜ,.ㅜ
도저히. 용납 불가로.. 방향을 선회해서.
초절정 헝그리 중고 어항으로 갔읍니다.
비용은 1/10 정도… ^_^

앞으로 좀 더 해 보고 완전히 필 받으면..
럭셔리로 고고 할지도 모릅니다.

흠… 사진질은 별로네요… 잘 찍는 방법을 연구좀 해 봐야겠어요..

스펙을 대충 정리해 보면…

오션프리 2자어항 W60cm x D30cm x H 34 – 중고
어항 포함된 등 + 코랄라이프 블루등 – 중고
이름모를 중국제 최저가 스키머 우드스톤 타입 – 새것 – 성능이 좀 의문
에하임 외부여과기 – 필요성에대해선 조금 의문이지만 – 중고
에하임 600 10w 수류모터 – 고기들이 많이 빨려들어가서 죽는다는것에 대비해 입수부위 조금 개조 – 새것
필그린 150w 히터 – 새것 – 집을 1주 이상 비워야 동작하므로 전기세는 별로 문제가 안될것으로 예상
산호사 슈가사이즈 20 kg – 하단부에 monaco 시스템의 planum 조성 시도를 위해 저면판 쫘악 설치 – 새것
슈가사이즈 산호사에는 모나코 시스템이 작동이 잘 안될것 같은 예상이 조금됨
라이브락 12k 정도 – 한달 반 정도된 깨끗하고 생생한 중고 반값에 구입
해수염 – 예전에 퍼큘러 크라운 사면서 구입한 중국산 이름모를 해수염
타이머 주문중 태밴 타이머 2구
각종 시약 – 어항사면서 공짜로 받음 ^_^
에어펌프 일부 고장난것 접수후 수리 – 어항사면서 공짜로 받음 ^_^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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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건지 내려가는건지…

도통 분간이 안가는구랴…

회색의 세상을 극복하는데에는 시간과 연륜과 노력이 필요하다…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도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조그마한 파도에도 휩슬려서 무너지기 마련…

더 많이 읽고, 보고, 논하고…

생각을 해야겠지…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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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종종 들르게 되는 금강 휴게소..

학생때는 고속버스를 타고가다 잠시 정차하여 내려주면 어쩔수 없이 이용 해야만 했었다.

지금도 급하게 먹던 우동의 따끈함이 기억난다.

그간 버스 이용객들이 많이 이용해준 덕에, 새단장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멋진것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경치이다..

성윤 결혼 축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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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결혼 축하하고..

선생님의 결혼식 다운 결혼식을 봐서 좋았다.
근래 내가 다닌 결혼식 마다 엄청나게 호화로왔다…

그치만 이번 결혼식은 참 정이 넘치고 분위기 좋은 결혼식이었다.
엄청난 인원의 제자들이 무대를 가득 채우게 나와서 노래와 율동을…
감동의 물결이…ㅜ,.ㅜ

또 하나의 다른 이야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비디오나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 기사들이
결혼식 때에 단상을 마구 휘젓고 다니거나,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이 별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날은 스냅 촬영기사가 없었다. 촬영기사가 늦거나 해서 펑크가 난줄 알고 난 급하게 사진기를 들고 촬영에 임했다…
(첨엔 몰랐으나 나중에 알았다. 스냅사진 옵션을 안하기로 했단다…)

막상 메인 사진 기사가 없으니 내가 급해지더라.. 친한 친구 결혼식인데…
주례사를 듣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한장도 없으면, 좀 아쉬울것 같아서..

내가 올라가서 찍었다.

그래도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고, 금방 일(?)만 마치고 내려왔다.

뭐랄까… 상당히 아이러니 하지만 나도 다른 사진사들 처럼 그러고 있다…
목적을 향해 움직일때는 때론 부작용도 감수한다.. 뭐 이런식이랄까..  ^^;;

그래도 여전한 바램은 사진이나 비됴를 찍는다는 핑게로 결정적 순간을 어지럽게 하지 않도록 신경이라도 좀 쓰면 좋겠다…

다시한번 결혼 축하 한다…

비싼 카메라 이야기…글쓴이 ‘닮산 김종욱’

멋진글이라 제 홈에 소장하고 싶어서 이렇게 옮겨 놓습니다.

이 원고는 ‘닮산 김종욱’과 ‘천리안 사진동(pcman)의 지적 재산이며 ‘공개’된 것 입니다. 다른 곳으로 글을 옮기거나 자신의 글에 인용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글쓴이 ‘닮산 김종욱’과 원고의 출처 ‘천리안 사진동 (go pcman)’을 명확하게 밝힌 경우에 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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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 소개] 비싼 카메라 이야기
글쓴이 : 닮산 김종욱     출 처  : 천리안 사진동(go pcman)

1. 비싼 카메라는 왜 비싼가?

이책의 주제는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하여 필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고 노출과 현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인화 작업에 필요한 제반 기술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기에 대한 이 야기는 가급적 피하려고 하였다.   사진기와 렌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으면 쉽게 책 한 권이 넘는 분량이  되기 때문에 여기서 그런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원고 만큼은 이 책에 넣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비싼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인데 따지고 보 면 사진을 배우게 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부닥치는 문제이며,  넘기가 쉽지 않은 고비가 바로 “비싸고 좋은  고급 기종의 카메라를 사야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는 고급 병에 걸리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들뜬 호기심과 보물을 발견한 어린아이 같은 순박한 열정으로 사진에 뛰어 들었다가 그 정력을 카메라 섭렵에 탕진하고 지쳐 떨어져 나가게 되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요즈음 허영깨나 부린다는 강남의 돈 많은 아줌마들이 밍크 모피로 된 수영복을 입고 해수욕장에 나가는 것처럼 말리기도  지극히 힘들다.    이와 같은 기계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나 경외 감이 사라진 연후에 야 진정으로 자신의 예술에 대한 고뇌가 가능한 것이니 사진의 세계는 그 다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일 앞장에 비싼 카메라가 왜 비싼지에 관하여 이야기 하게 된 것이다.

1.  띠융~~  ‘라이카’가 그렇게 좋은 것이어유?

때로는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도구라는 본래의 목적보다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위세를 떨쳐 보이기 위하여 선택 되기도 한다.   그렇게 하는 제일 간단한 방법은 물론 ‘비싼 카메라’를 사는 것이다.   여기서 비싸다는 기준은 그 가격이 단순히 얼마다 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나 쉽게 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비싸야 비싼 것이다.

이렇게 비싼 카메라도 상업적으로는 나름대로의 쓰임새가 있다.  고객을 확보하고 주문을 따내야 하는 상업 사진가 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가 장비를 고객들에게 슬쩍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스튜디오가 그런 비싼 물건을 두고 운영할 만큼 붐비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또 자신이 그만큼 역량 있는 작가라는 선입견도 불어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크던 작던 자신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하는 기초적인 상술인데 아마도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아마추어들도 모자라는 자신의 역량을 돈으로 감춰 보려는 경향이 있다.

비싼 카메라가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전설도 필요하다.   특히 렌즈에 대한 전설 없이는 비싼 카메라가 될 수 없다.  누구나 다 동의 하리라 믿지만, 렌즈의 성능은 시원찮은데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고 소문이 난다면 시장의 극히 일부분이라도 탐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카메라를 만드는 업자들은 이 전설 부분에 대하여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전설은 업자가 아니라 그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기꺼이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카메라 중에 ‘렌즈가 좋아서 엄청나게 비싸 마땅한’ 카메라들을 소개해 보면 대형 기종(4X5)중에 린호프 테크니카(Linhof Technika), 중형에 ‘롤라이후렉스(Rolleiflex)’와 ‘핫셀브라드(Hasselbrad)’ 35미리에 ‘라이카(Leica)’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은 린호프가 400만원 정도, 롤라이가 350만원, 핫셀브라드가 250만원,라이카가 250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교환 렌즈를 몇 개 사서 구색을 맞추려면 대략 500만원에서 7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사실 요즘 한국 사람은 이정도 물건을 살 재력쯤이야 있다.
그러나 이것이 승용차나 뭐 그런 것이 아니고 사진기인데 이 정도를 가볍게 지불할 사람이 많이 있을까?   아무튼 이 유명한 사진기들에 대한 품평을 좀 해보기로 하자.   그러나 먼저 비싼 카메라가 왜 비싼지 예기를 끝내야 겠다.

(그림1.  라이카, 롤라이, 핫셀브라드, 린호프 사진)

비싼 카메라를 구입한 사람들이 자기 카메라에 이상한 전설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하는 진짜 이유는 집안에 버티고 있는 ‘마나님’때문 이다.   아무리 사진을 좋아 한다고 해도 승용차 한대를 살 수 있는 돈을 카메라 가방에 넣어 버린다면 인상 쓰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자신이 산 그 특별한 사진기에는 다른 어떤 기종도 흉내낼 수 없는 미지의 기능이, 신비한 효능이 있다고, 그래서 그만한 돈을 쓸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강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동료들에게 “이게 보통 카메라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지만  돈이 남아서 그냥 한번 사봤어!” 라고 예기할 수 있는 배짱 두둑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바보 취급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구매 결정이 합리적인 근거 하에 이루어 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독일의 롤라이 카메라를 인수한 삼성 카메라도 겁나게 비싼 카메라를 하나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창원이나 구미쯤에 조그마한 조립 라인을 하나 만들고 포항제철에서 나오는 제일 좋은 특수강을 사용하여 수작업에 가깝게 조립을 하는 것이다.  렌즈는 슈나이더(Schneider KREUZNACH)의 제노타(Xenotar) 시리즈를 붙이면 된다.    그리고 한 300만원쯤 되는 가격표를 붙여서 시장에 내 놓으면 잘 팔릴지도 모르겠다.   비싼 카메라도 허영심을 채워 주는 다른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는 근거가 약간 불확실한(?) 학설도 있다.

현재 롤라이의 주력 기종은 중형 6008이니까 라이카 M6와 콘탁스 G2의 중간쯤 되는 형태로 6X7사이즈의 기종을 만드는 거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비싼 ‘삼성표’ 카메라를 일단 내놓고 나면 주변에 있는 장비들, 즉 기존에 팔리고 있는 35미리 카메라류에 대한 인식도 덩달아 많이 올라가게 될 것이며 ‘삼성표’에 대하여 고급 브랜드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되어 훗날 고급 기종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데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다.
마케팅 측면에서 본다면 롤라이 6008과 핫셀브라드가 이미 차지하고 있는 6X6사이즈의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것은 거의 승산이 없기 때문에 6X7사이즈의 시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6X7사진기 시장은 팬탁스67, 마미야 RZ, 마미야7, 브로니카GX등이 어느 것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채 혼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먼저 라이카에 대한 예기부터 해보자.

제일 먼저 라이카가 나오는 이유는 비싸기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얼토당토 않은 전설이 제일 많은 기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보기에 이 라이카는 너무 비싸다.  중형이나 대형 중에 있는 비싼 기종들은 그래도 카메라가 그만큼 크고 나름대로 주장할만한 꺼리가 있지만 겨우 35미리에 불과한 이 라이카가 이렇게 비싸서야 말이나 되겠는가?
라이카에 대한 전설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들인데 ‘렌즈의 성능이 환상적이다.’  ‘중형 카메라를 쓰느니 라이카를 쓰면 중형과 같은 성능,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전지로 확대해도 입자가 보이지 않는다.’  ‘기계가 정교하고 고장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총알도 뚫지 못할 만큼 단단하다.’ 등등 이다.

내가 제일 처음 써본 라이카는 R3이다.  렌즈는 주미크론(Summicron) f2.0이었다.  사실 라이카에 대한 황당한 예기들을 그대로 믿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 차이가 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X8의 루페로 아무리 들여다봐도 다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차이를 모르겠다.  뭐 좀더 샤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입자가 작은 것도 더더욱 아니었다.  11X14로 확대한 사진에서도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도대체 펜탁스(Pentax)나 니콘(Nikon)으로 찍은 사진과 어디가 틀리 단 예긴가?   안광이 지배를 철하도록 필림을 들여다본 끝에 결론을 내렸다.    “음… 아마도 내가 사력이 짧아 라이카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는 모양이구먼…좀 더 써 보면 알겠지….”  

그래서 처음엔 라이카가 얼마나 좋으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역시 라이카는 뭔가 틀려..’ 라고 대답을 했다. 그 사람들도 그런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본 것이니까.   그런데 사진을 아무리 더 찍어봐도 도저히 모르겠다.  
‘뭔가 이건 아닌데…..’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보기엔 솔직히 콘탁스(Contax) 카메라의 플라나(Planar) 렌즈가 헐 씬 더 좋아 보였다.지금은 R3에서 M4를 거쳐 라이카 IIIf를 쓰고 있다.   카메라 연대기로 보면 시대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이 라이카 IIIf는 내가 정말 아끼면서도 35미리 사진 작업에 즐겨 사용하는 주력 사진기이지만 이제 와서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진기일 뿐이고 성능도 그저 그렇지만 작고 단단한 몸체에 휴대성이 좋고 이미 손에 익어 다루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라이카 R7 과 M3)
(라이카 IIIf 와 렌즈군.   내가 지금도 애용하고 있는 기종이다.)
(라이카로 찍은 사진)

아무튼 그래서 라이카를 삼신 할머니처럼 믿고 있는 고수들에게 도대체 어디가 차이가 나는 것인지 물어 보기 시작했다.    제일 흔한 대답은 11X14정도론 차이가 나지 않고 전지로 크게 확대를 해야 그 차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미 11X14에서도 입자가 보이기 시작하는 필림이 더 크게 확대하면 선명해 질 거라고?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대답이어서 실재로 더 확대를 해볼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다.

더 웃기는 경우는 중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도 좋다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자기가 촬영한 필림을 자세히 보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내가 실제로 사용해본 제일 값싼 중형 사진기인 야시카(Yashica) TLR로 촬영한 사진 보다 라이카의 사진은 헐 씬 못하다.   네가티브 면적이 4배정도 차이가 나는데 사진의 선명도를 서로 비교한다면 이건 고등 학생과 초등 학생이 싸우는 권투 시합 같은 거다.   처음부터 체급이 맞지 않는 것이다.    35미리는 35미리끼리, 중형은 중형끼리 비교를 해야 공정한 것이고 또 35미리와 중형 카메라는 각자 고유한 쓰임새가 있는 것이므로 서로를 비교해서 이것이 저것보다 낫다 아니다를 논할 일이 아닌 것이다.

중형 필림의 면적이 35미리 보다 4배 넓다는 의미는 같은 성능의 렌즈를 사용하였을 때 사진이 4배 더 선명하다는 것을 의미 한다.     그런데 라이카로 찍은 사진이 중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더 좋다면 라이카(Leica) 렌즈는 중형 카메라의 렌즈보다 4배 이상 더 선명하단 말인가?     일반적인 렌즈의 해상력이 60lpm(lines-per -millimeter) 정도 인데 라이카의 렌즈는 최소한 240lpm을 넘는다는 말인가?    오늘날의 렌즈는물리적인 한계에 가까운 해상력을 가지고 있는데 라이카(Leica) 렌즈는 어떻게 물리적인 법칙을 무시하고240lpm을 낸단 말인가?    중형 야시카는 그렇다 치고 중형 핫셀브라드나 롤라이프렉스도 최고급 렌즈를 가지고 있는데 라이카(Leica) 렌즈는 최고급 렌즈보다도 더 최최고급이란 말인가?

라이카의 사진은 다른 35미리 사진기와 비교해 보면 사실 특별히 흠 잡을 데는 없다.  적어도 니콘이나 캐논 렌즈로 찍은 사진과 비교해 더 떨어질 것도, 더 나을 것도 없다.그러나 중형 카메라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로 어이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 정도면 이 계통에서는 광신도에 가깝다.     ‘믿으면 곧 보이리라’는 식으로 그렇게 믿는 사람의 눈에는 거친 입자도 선예한 윤곽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35미리 와 중형 필림의 크기 비교)          

이왕 시작한 김에 라이카 광신도들을 좀더 몰아 붙이기로 작정하였다. 니콘과 라이카로 찍어놓은 사진을 몇 장 골라서 테스트를 하기로 한 것이다.   라이카 렌즈가 그렇게 환상적이고 다른 렌즈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니까, 그 사진들 중에서 라이카 렌즈로 찍은 것과 니콘 렌즈로 찍은 것을 가려내 보라고 내밀었다.   이 짖궂은 테스트는 사실 아무도 호응을 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말았는데 내가 사진을 내놓으면 일부는 질겁을 하고 급히 전화할 곳이 있다는 둥… 자리를 피하고 일부는 마치 계룡산 도사 같은 표정으로 그런 차이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거라 대답했다.   글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차이면 도대체 무슨 차이인가?  사진은 시각 예술이 아니던가?

사실 차이가 있을 리 없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다른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 있을 리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그 사람 눈에만 보일 터이니 ‘이야기 속으로’ 같은데 나오는 ‘귀신 붙은 사진기’이거나 아니면 ‘자신이 자기 스스로를 접대하는 자기 만족’일 뿐이다.   좀 짧은 말로 줄이면 ‘셀프 접대’라고 말할 수 있겠다.
“???…..”
무었을 스스로 접대하는고 하니 자신의 눈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묘한 차이 라도 구분해 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고 추켜 세운다는 예기다.

(라이카와 니콘)
(롤라이와 야시카 필림, 부분 확대)
(촬영에 사용된 주미타 렌즈, 니콜 렌즈, 텟사 렌즈, 플라나 렌즈, 야시논 렌즈)

라이카의 신화는 사실 라이카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이렇게 자신 있게 예기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 광학 엔지니어로서 반도체 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본사가 통칭 실리콘 벨리(Silicon Valley)라고 불리우는 산호세(San Jose, California)에 있는 KLA-Tencor사인데 반도체 장비는 특성상 최첨단의 광학 시스템을 갖추어야만 하게 되어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도 사진을 만드는 과정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인데 그대신 반도체 공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선(회로 패턴)을 광학적으로 구현해 내야 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해상력과 광학적 평면성(Optical flatness : 화면의 주변부에 촛점 이동이나 왜곡이 생기지 않는 것)를 요구하는 분야이다.  이 정도의 극한에 가까운 성능을 요구하는 분야는 인공 위성의 감시 카메라말고는 없을 것이다.  

반도체라고 하면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세계 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이다.   그러는 의미에서 사진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개요를 잠깐 살펴 보자.   먼저 웨이퍼(Wafer)라고 불리우는 실리콘 단결정 원반 위에 감광 물질을 칠하여 ‘인화지’에 해당 하는 것을 만든다.  그 다음으로 회로의 패턴이 그려져 있는 마스크(Mask; 네가티브에 해당)를 스테퍼(Stepper; 확대기에 해당)에 넣어 노광을 주고 트랙(Track; 45분 현상소의 자동 현상기 같은 기계)으로 현상과 정착을 하여 사진 공정(Photo process)을 마치게 된다.   사용되는 장비와 재료는 다르지만 그 원리는 일반적인 사진과 완전히 동일한 과정이다.  

사진        인화지                 네가티브,             확대기 노광         현상,정착

웨이퍼     PR 코팅(인화지)    마스크(네가티브)    스테퍼 노광         트랙 현상,정착

물론 메모리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진 공정 이외에도 식각(Etching), 확산(Diffusion), 박막(Thin film) …
등등의 추가적인 공정을 더 거치기는 하지만 사진 공정에서 얼마나 미세한 패턴을 그려 줄 수 있느냐에 따라 회로의 집적도가 달라져서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한국의 모 기업, 세계 최초로 256M 메모리 칩의 시제품 개발…..”등등의 기사가 실릴 수 있는 것이니 실로 사진 공정이야 말로 반도체 기술 경쟁의 핵심을 이루는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판되는 16메가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데 요구되는 최소 선폭은 0.3um(um은 10의 마이너스 6제곱)이고 64메가 메모리 칩 이라면 0.2um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반도체 산업에 사용되는 광학 렌즈들은 렌즈 제조업체들의 최신 기술이 총 망라 되어 있고 또 반도체의 사진 공정에 쓰이는 장비들은 정밀 기계 공학의 상징인 카메라 제조업체에서 생산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서 스테퍼(Stepper: 자동 패턴 기록 장치이며 한 대당 가격이 200만불 정도 한다)같은 것은 하나의생산 라인에 40대 에서 50대 가량 들어가는 고가의 장비인데 일본의 니콘(Nikon)사와 캐논(Cannon)사가 전세계 시장을 양분하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는데 왕년에 독일이 카메라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을 당시,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던 라이카와 콘탁스의 싸움은 그 후 카메라 시장의 주도권이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라이카의 복제품을 만들던 캐논과 콘탁스를 그대로 모방한 니콘과의 각축전으로 변했는데 짜이스(Zeiss Ikon; 콘탁스 카메라의 메이커)의 렌즈 기술을 추종한 니콘이 단연코 우위로 나서 일본의 고급 카메라 기종이라고 하면 니콘 F(Nikon F)시리즈 카메라를 가리키는 말처럼 되어 버렸다.

이런 경향은 스테퍼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져 렌즈의 성능이 시원찮은 캐논은 지리멸멸하며 시장에서 떨어져 나갈 위기에 몰렸는데 여기에 한국이 새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면서 변수가 생겼던 것이다.  

당시의 스테퍼도 니콘이 독점하다시피 하여 그 횡포와 거만이 대단했었다.   한국 사람들의 성격이란, 이런 것은 두고 보지 못하는 법이라 캐논에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식으로 대량 발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반도체 회사들은 같은 가격에 성능이 더 우수한 니콘만 사용하고 있는 터 였는데 ‘한다면 하는’ 한국 사람들이 발주를 내자 캐논은 구세주라도 만난 듯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한국 시장에 달라 붙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니콘도 비슷하게 파격적인 조건을 걸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되었고 만년 2위에서 벗어나려는 캐논은 눈물겨운 연구 정진으로 성능을 개선해 나갔고 그 사이에 한국이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 제일의 위치가 되자 이제 당당히 니콘과 어깨를 겨루는 처지가 된 것이다.    스테퍼 한대의 가격이 500불짜리 카메라 4~5천대의 가격과 같은 정도니까 이런 장비를 한번에 40~50대씩 판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엄청난 시장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럭저럭 캐논은 기사회생 하였고 그 여세를 몰아 EOS기종을 들고 나와서 니콘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으니 그 이면에는 한국인의 다소 우악스러운 고집이 작용하였던 것이다.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스테퍼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광학적, 기계적 기술이 우리에게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니콘과 캐논의 이름만 들어도 짐작이 가겠지만 카메라와 스테퍼는 사촌 격으로 다같이 정밀 기계 공학과 광학 기술의 정수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한국의 광학 산업과 정밀 기계 분야는 일본에 비하면 아직 수준이 많이 뒤떨어지는데다 일본인들이 한국의 카메라 회사에 부품과 주변 기술은 줄지언정 핵심 기술을 내놓을 리는 만무하다.   그러니 결국 우리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는 없는 일인데 아까 삼성 카메라가 롤라이의 기술을 열심히 배워서 비싼 카메라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 한 것도 그냥 해 본 소리가 아니라 다 배워두면 두고 두고 쓸모가 있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KLA-Tencor에서 사용하는 광학 시스템은 라이츠(Leitz; 라이카 카메라의 메이커)사의 렌즈들과 미국 멜리스 그리오트(Melles-Griot)사의 렌즈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학 엔지니어로 일하려면 당연히 라이츠 렌즈군의 광학적 특성이나 스펙(spec: 사양)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 같은 찍새가 라이츠의 사진기용 렌즈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라이츠사의 기술 자료를 아무리 훌터 보아도 라이카 렌즈의 해상력이 다른 메이커의 렌즈보다 우수하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나도 깜짝 놀란 사실이지만) 라이카 렌즈들은 구면 수차를 완전히 수정하지 않고 약간 남겨 두어 해상력을 의도적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3차원의 피사체를 2차원의 인화지에 재현하는 사진기 렌즈에서 해상력을 다소 희생시키더라도 보다 입체감 있는 묘사를 해주기 위해서 이다.   또한 라이츠사는 사진을 선명하게 하기 위하여 렌즈의 해상력을 올리는 대신 콘트라스트를 올리는 방법을 더 선호한다.  렌즈의 콘트라스트가 높아지면 피사체의 윤곽이 더 뚜렷하게 구분되어 보이게(즉 밝고 어두운 차이가 크다) 되는데 이것은 렌즈가 더 세밀하게 묘사(해상력이 높다)할 수 있다는 것과는 틀린 예기이다.

결론적으로 라이츠 렌즈군은 구면 수차가 남아 있어 해상력은 생각처럼 높지는 않고 오히려 약간의 흐려짐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높은 콘트라스트의 윤곽선으로 보상하여 선명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졌다는 예기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진이 선명한 듯 하면서도 부드럽게 묘사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는 것인데 그러고 보면 라이카 렌즈의 맛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계룡산 도사급의 촌평이 뭔가 예언에 가까운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쩝… 내가 짧은 안목으로 도사 앞에서 발칙하게 까불었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라이카 렌즈로 찍은 사진과 다른 렌즈로 찍은 사진을 구별해 낼 수 있는 혜안을 가지지 못하였다.  도사는??)

어쨌든 이런 독특한 묘사 능력은 렌즈의 사양을 토대로 한 추정일 뿐이고 실재로 느끼기는 다소 힘들다.   그 이유는 선명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독특한 묘사력이 인화지 위에 재현될 정도로 구면 수차를 많이 남길 수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오늘날은 과학적 데이타와 기술 자료를 무작정 신봉하는 시대라 구면 수차를 많이 넣어 해상력이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떨어지는 렌즈를 만든다면 대번에 물건이 팔리지 않게 된다. 외국의 여러 사진 잡지나 인터넷의 사진 관련 싸이트를 보면 온갖 렌즈에 대한 꼼꼼한 테스트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자료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뭐가 좋은 건지 알기 힘들게 되어 있고 이거나 저거나 다 똑같은 것이다는 것을 이렇게 어렵게 예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런 테스트들은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개인의 취향이나 의견 같은 주관적인 것은 무시하고 ‘해상력 테스트’나 ‘MTF테스트’등의 객관적 데이타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니 라이츠사가 해상력을 낮게 잡아 렌즈를 디자인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오래된 기종에 붙어 있는 구형 렌즈들은 라이카 고유의 특징이 강하다.   라이츠의 스크류 마운트(Screw Mount) 카메라는 IIIG기종을 끝으로 1956년에 생산이 중단 되었는데 당시에 35미리 카메라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짜이스 이콘(Zeiss Ikon)’사의 콘탁스(Contax) III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 당시에 라이카 IIIf나 IIIG에 사용되었던 주마(Summar), 주미타(Summitar), 엘마(Elmar) 렌즈들은 구면 수차로 인하여 해상력은 떨어지지만 독특한 흐려짐이 있어 다른 렌즈(특히 면도날로 자른 듯이 선명한 묘사를 하는 짜이스의 렌즈)와 차이가 났던 것이다.  이런 흐려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오늘날 생산되는 라이츠 렌즈들은 이런 것을 잘 느낄 수 없다.  
당시의 짜이스 렌즈의 선명한 묘사는 ‘Bite look'(깨물어 뜯은 자국처럼 선명하다는 의미)이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 였는데 짜이스의 텟사(Tessar)를 복사한 라이츠의 엘마(Elmar) 렌즈나 플라나(Planar)를 복제한 주마(Summar) 렌즈는 원조 렌즈와 같은 성능을 도저히 낼 수가 없었고 라이츠는 렌즈의 해상력이 아닌 분위기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콘탁스는 성능이 뛰어난 만큼 그 가격도 만만치 않아 라이카(Leica) 기종의 1.5배 정도 나가는 그야말로 최고급 기종이었는데 불행히도 (라이츠로서는 다행히도) 콘탁스III의 바디는 라이카 IIIf나 그 후의 M3만큼 튼튼하지는 못하였다.  
그 주요 원인은 샷타였는데, 라이카의 샷타가 헝겊으로 된 막을 수평으로 움직이는 방식인데 비하여 콘탁스의 샷타는 얇은 금속 막을 수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비록 콘탁스의 샷타 방식이 더 우수한 점이 많아서 오늘날 사용되는 포칼플레인 샷타(Focal plane shutter)의 원조가 되기는 했지만 그 당시의 기술로 이런 금속 막 샷타를 정교하게 동작시키는데는 무리가 따랐던 것이다.   그래서 카메라 수리로 생업을 꾸려가던 기술자들 사이에서는 콘탁스가 단연코 좋은 제품으로 인정 받은 것이다. (콘탁스의 샷타 문제는 2차 대전 후에 개량형 IIIA가 나오면서 해결 되었다)      

한편 콘탁스는 필림을 교환하기 쉽도록 밑판과 뒤판이 같이 떨어지게 되어 있으나 라이카III기종은 바닥판만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이 좁은 틈으로 필림을 장전하려면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요즘에 나오는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번거로운 것이 바로 ‘구형 라이카에 필림 넣기’인데 이런 사용자들의 희생 덕분에 라이카는 몸통 전체를 다이케스트(Die Cast)로 주조 할 수 있게 되어서 라이카 바디는 총알도 뚫기 힘들 정도로 튼튼하다는 말이 엄연한 사실로 되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 까지나 III기종에 대한 예기이고 밑판과는 별도로 뒷판도 열수 있게 만든 M기종은 역시 단단한 편에 속하지만 일본 미놀타사(Minolta)에서 미놀타XE-7이나 XD-11을 껍데기만 바꿔 라이카 R3, R4, R5.. 등등으로 이름을 붙여 생산한 기종에 이르면 튼튼하다는 말도 남의 일이 되고 만다.  

(라이카 렌즈군, 주마, 주미타, 엘마 렌즈 디자인)
(콘탁스 렌즈군, 텟사, 조나 렌즈 디자인)
(콘탁스의 필림 장전과 라이카의 필림 장전, 샷타막의 구조)
(III 기종의 차이 , 필림넣는 방법)

그러면 마지막으로 라이카에 대한 황당 중의 황당,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뻥구라의 지존을 소개하자면…. ‘라이카의 렌즈는 시각 장애인이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소문인즉슨 라이츠사는 기계적인 가공도 믿지 못하여 손끝의 감각이 크리넥스 홑 겹을 두 쪽으로 가를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한 시각 장애인을 고용하여 렌즈를 쓱 더듬어보고 잘 깎였는지 아닌지를 판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예기를 자신이 직접 본 것처럼 (한 손으로는 아끼는 라이카를 쓰다듬어 가면서) 천연덕스럽게 예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샤머니즘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이런 무속의 경지에 이르는 발상도 따지고 보면 다분히 동양적인 것인데 서구인들이란 (특히 독일인들은 더욱 더) 확고한 물리적인 법칙과 과학적인 측정 기술을 저희 조상들의 음덕보다 헐 씬 더 신뢰하는 인종들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렌즈를 만져보고서 판정한다는 것은 아마도 ‘렌즈 만드는 것’과 ‘고려 청자 만드는 것’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이 동양인이 지어낸 말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어쨌든 라이카는 하나쯤 가져 볼만한 사진기이긴 하다.   잘 만들어진 기계이며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고( R기종은 이 말에서 빼고 싶다) 또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수도 있다.   라이카라는이름은 사진의 역사에서, 그리고 카메라의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그런 카메라를 소유한 덕분에 덩달아 부러움의 눈초리를 받게 된들 그리 나쁠 것도 없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환상적인 작품이 우수한 렌즈에 힘입어 쉽게 만들어 질’ 거라는 기대 때문에 라이카 같은 비싼 카메라를 사고 싶어 한다면 그건 정말 말리고 싶다. 사실은 생각과는 반대로 사진을 배우는데 커다란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고가의 장비를 아끼지 않고 함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보통은 사진기의 광택을 보존하느라 가죽 케이스에 꼭꼭 싸서 여인네가 은장도 품고 다니듯 가지고 다니는데 심지어 샷타에 무리가 갈까 봐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사람도 있다.   렌즈도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어차피 사치품은 다 그런 거지만) 이것 저것 필요한 대로 사서 쓸 수가 없다.    서너 달 동안 이 카메라를 아끼느라 노심초사하다가 아예 사진에 대한 흥미가 피곤으로 변해 버리는 사람도 보았다.   이렇게 되고 나서도 사진을 제대로 배우거나 잘 찍게 되는 사람을 나는 본적이 없다.  진짜루~.

사진기가 본래의 목적에 종사하지 못하고 위세를 떨치는 용도로 전용되면 그 사람의 사진 세계도 거의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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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롤라이와 핫셀; 영원한 맛수

카메라 이야기를 할 때 ‘롤라이프렉스(Rolleiflex)’와 ‘핫셀브라드(Hasselbrad)’는 같이 묶어서 예기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중에서 로미오만 예기하고 줄리엣은 빼놓는 것과 같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두 기종은 중형 카메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서로가 상대방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두 기종의 역사가 곧 중형 카메라의 역사나 마찬가지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롤라이와 핫셀브라드의 공통점인 ‘칼 짜이스(Carl Zeiss)’렌즈에 대해서 언급하고 나면 카메라의 역사에 대하여 어지간한 부분은 다 다루게 되는 것이다.   롤라이가 그 명성을 얻은 것이 상당 부분은 짜이스 렌즈에서 기인한 것인데 그 롤라이를 시장에서 몰아낸 핫셀브라드도 같은 짜이스 렌즈를 사용하여 명성을 얻었다는 것은 좀 아이러니칼한 역사이다.

이 두 기종도 어지간히 비싼 카메라이다.   그러나 사람을 은근히 실망시키는 라이카와는 달리 돈을 들인 만큼의 값어치를 다소 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두 기종이 다 120필림을 사용하는 중형 카메라이고 35미리 카메라에 비해 필림 면적이 4배 정도 넓기 때문에 한눈에 보기에도 차이가 나는 사진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11X14정도로 확대한 사진에서 중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35미리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그 선명도나 깨끗한 묘사력에서 차이가 많이 나고 그것은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의 눈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물론 중형끼리 비교한다면, 예를 들어 롤라이로 찍은 사진과 핫셀브라드로 찍은 사진을 비교한다면 서로 구분 할 수가 없겠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사진가 들이 35미리 카메라로 사진을 시작하고 또 거기에 눈이 익어 있기 때문에 중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처음 보면 그 깨끗한 묘사력에 감동을 받게 된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아직 모자라는 부분도 많이 있다.  중형 사진은 인물이나 상품 같이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피사체를 찍은 사진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풍경 사진과 같이 복잡 다단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 피사체에는 아직 해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35미리로 찍은 풍경 사진 보다야 잘 나오기는 하지만 16X20이상으로  확대된 사진에서는 거친 입자가 눈에 띄게 된다.   풍경 사진에서의 진정한 선명도는 4X5와 같은 대형 카메라를 써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35미리에서 중형으로 바뀔 때 필림이 4배 정도 넓어진다고 하였는데, 중형에서 다시 대형(4X5)으로 넘어갈 때 필림이 5배 정도 더 넓어진다.   그래서 중형 사진과 대형 사진을 비교해 보면 역시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상업 사진가 들이 중형 카메라를 애용하는 데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상업적 용도에 쓰이는 사진은 사실은 크게 확대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잡지의 상품 광고 나 카타로그 같은데 쓰이는 사진은 커봐야 8X10정도 이고 간혹 지하철 같은데 걸려 있는 큰 사진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긴 있지만 그래도 상업 사진은 11X14이상 커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 정도 크기의 확대라면 중형 사진기로도 필요한 선명함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진정으로 높은 해상력과 깨끗한 이미지를 추구하고자 하는 요구는 사실은 아마츄어 사진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아마츄어는 사진의 용도가 작품 전시회를 하는 정도로 한정 되어 있는데 액자에 넣어서 걸어놓은 사진이 관람자에게 ‘예술 작품’으로 비쳐지려면 거의 한계점에 다다를 정도의 품질 높은 인화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   물론 자신의 분야에 따라 이런 기준은 달라질 수 있는데 기록 사진(다큐멘타리 사진) 같은 경우라면 쓰기 좋은 35미리 AF카메라가 최고겠지만 풍경이나 건축 사진을 찍을 때에는 중형으로도 필요한 만큼의 선명함이 얻어지지 않을 때가 많은 것이다.   사진의 내용, 그 자체가 중요한 기록 사진 분야와는 달리 순수 예술 분야인 풍경 사진에서는 극단적으로 추구된 디테일이나 톤의 변화 같은 것도 감상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또 건축 사진에서는 다른 종류의 카메라에는 없는 무브먼트(Movement)가 필요하기 때문에,  4X5정도의 대형 카메라가 이 분야의 표준 장비나 마찬가지로 되게 된다.   그래서 중형 카메라는 사진의 품질과 작업 속도 사이에서 타협해야 하는 상업 사진가에게 알맞은 장비이고 극단적인 사진의 질을 추구하는 아마츄어에겐 대형 카메라가 맞는 장비이다.

롤라이나 핫셀의 가격은 대부분의 아마츄어에게는 다소 벅찬 수준인데 큰맘 먹고 사고 나서도 ’35미리 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원하는 만큼은 안되는’ 어중간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쓸만한 대형 카메라(‘다찌하라’나 ‘위스타’ 기종)와 렌즈를 몇 개 구하는 가격이 중형 카메라 바디 값보다도 저렴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중형 카메라를 그리 쉽게 생각할 것도 아닌 것이다.   그래서 중형 카메라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었 때문에 그 기종을 사려고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왠지 멋있어 보이니까….’ 라면 뭐 할말이 없지만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선명도를 자신이 원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중형 카메라는 이름 그대로 중간 정도의 선명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품질을 원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는다.     그리고 사진의 선명도보다 그 내용을 더 중요시하는 사람은 빠르게 조작 할 수 있는 35미리 카메라가 유리하다.

앞서 라이카 편에서도 예기하였지만 이런 고가 장비를 구입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  과도하게 비싼 카메라를 가지면 많은 경우에 사진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고 사진기 관리에 혼신의 힘을 쏟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분야에서는 이 고가의 중형 카메라가 제구실을 다해 준다고는 하지만 또 어떤 분야에선 극력 피해야 할 선택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서는 롤라이후렉스SL66E와 핫셀브라드 500CM에 대한 품평을 할 예정인데 먼저 역사를 조금 살펴보도록 하자.

(롤라이 MX Automat,  발매년도, Xenar렌즈, Automat의 자동 필림감기; Automat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여 자동 노출이나 자동 촛점 같은 기능을 이 카메라에 기대해서는 안된다.  실제로는 노출계조차 들어있지 않은 순수한 기계식 카메라인 것이다.이 이름은 중형 필림의 첫 부분을 자동으로 감지하여 내부의 톱니바퀴를 셋팅해주는 기능에서 따온 것이다.  다른 중형 카메라에서는 필림의 화살표를 카메라 내부에 있는 표시와 맞추어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없다.   그 당시 기술로는 아주 훌륭한 디자인이다.)
(슈나이더 제나(Xenar) 렌즈)
(SL66E의 필림 필러, 66SE부터는 사라짐)
(롤라이 이안의 텟사 렌즈, 필터 세트)

롤라이가 1928년에 최초의 중형 TLR(Twin Lens Reflex: 이안 반사식)카메라를 발매하자 즉각적인 호응을 얻게 되었다.   아담한 덩치에 비하여 당시로서는 깜짝 놀랄만한 성능을 지녔고 기계의 신뢰성도 높아서 전문가가 요구하는 ‘험악한 환경에서의 학대’를 무리 없이 잘 견뎌 내었기 때문이었다.   롤라이는 ‘칼 짜이스’ 광학의 명품 렌즈 ‘텟사(Tessar)’를 장착 하였는데 그 당시로서는 최고의 품질을 가진 렌즈였다.   아니다! 짜이스의 텟사는 지금까지도 생산되면서 여러 종류의 고급 카메라에 사용되고 있으니 그 당시의 텟사 렌즈가 이미 현대적인 기준에 맞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롤라이는 곧 ‘독일제 카메라 = 최고급 카메라’라는 등식을 수립하였는데 그 명성의 반은 텟사 덕분이다.  

오늘날에는 렌즈 만드는 기술이 평준화 되어서 (60년대 이후 컴퓨터를 이용하여 디자인하고 수치제어 공작기계(NC Machine)으로 가공을 할 수 있게 되자) 짜이스가 렌즈 분야에서 가지고 있었던 독점적인 지위와 명성도 많이 퇴색하였다.  

그러나 박사 학위를 가진 연구원들과 수학자들이 모여 200개의 연립 미분 방정식을 3년여에 걸쳐 풀면서 렌즈를 디자인 하던 그 당시에는 짜이스 렌즈의 명성을 따라갈 자가 없었다.

짜이스는 사실상 렌즈를 만드는 유명 업체 중의 하나가 아니라 렌즈의 역사 그 자체이다.  짜이스의 아베(Abbe)박사는 1886년 렌즈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종류의 유리 특성을 규명하여 아베 상수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것이 물리책의 광학편에 나오는 바로 그 ‘아베 상수’다.   또 서로 다른 매질을 투과하는 빛이 어떤 경로를 취하게 되는 가를 규명하여 ‘아베의 공식’을 만들었다.        

(아베의 공식, 아베의 년대기)

이 간단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영감이 번득이는 방정식이 나옴으로써 렌즈를 만드는 일이 예술의 세계에서 공학의 세계로 나왔다.   그 이전까지는 광학적 성질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장인들의 손재주와 경험,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영감에 의하여 제작되었던 것이다. (이 때는 렌즈 만드는 일과 고려 청자 만드는 일이 비슷하였다고 볼 수도 있겠다)   짜이스는 아베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유리에 바륨(Ba)이 함유된 고 굴절 유리를 만들었고 독일 예나(Jena)에 있는 짜이스 공장에서 나온 이 유리를 렌즈 디자이너들은 예나 글라스(Jena glass)라 불렀다. 이 예나 글라스는 짜이스 광학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다른 렌즈 업체에도 공급되었기 때문에 렌즈 디자이너들은 비로서 유리창이나 만들어야 할 유리가 아니라 균일한 품질과 높은 굴절율을 가진 ‘광학 유리(Optical glass)’로 렌즈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현대적인 렌즈 디자인은 사실 단 3명의 천재적인 디자이너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업적을 세운 사람이 짜이스의 루돌프(Rudolph) 박사이다.   루돌프는 먼저 1896년에 플라나(planar) 렌즈를 설계하였는데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이 렌즈가 실제로는 쓸모 없는 것이라고 판명되었다.   렌즈 코팅 기술이 없었던 당시에는 플라나 디자인(4군 6매)이 가지고 있었던 표면 반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플라나 렌즈는 1950년대 렌즈 코팅 기술이 확립된 후 시장에 나오게 된다.    
1903년에 루돌프는 다시 텟사(Tessar) 렌즈를 디자인 하였다.   이 렌즈는 3군 4매로 구성되어 플라나 보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고 코팅 없이도 훌륭한 성능을 내주는 완벽한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20세기의 전반부 즉 1950년 까지는 텟사가, 그 이후는 플라나가 최고급 렌즈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텟사와 플라나의 실용상의 차이는 플라나가 최대 조리개가 2단계 정도 더 밝다는 점이고 그 외의 성능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짜이스사 루돌프 박사의 디자인,  플라나 와 텟사)(롤라이의 플라나와 핫셀브라드의 플라나 ; 핫셀브라드에 사용되는 플라나는 몸체 안에 있는 거울이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공간을 주기 위하여 렌즈 요소를 추가 하여 필림과의 거리를 띄워 놓았다.   이 때문에 같은 플라나라도 특성이 약간 변하여 롤라이의 플라나가 역광에서 플레어(Flare) 현상이 더 적게 일어나고 렌즈의 콘트라스트도 더 높게 나오게 되었다.   공학에서 모든 디자인은 간결할수록 더 우수한 것이다.)

1950년까지는 독일 카메라의 독무대 였다.  35미리 카메라는 라이카와 콘탁스(요즘 일본의 ‘교세라’에서 나오는 콘탁스가 아니라 스투트가르트의 ‘짜이스 이콘’에서 나오던 IIIA 기종을 말한다)가 명성을 떨치고 있었고 중형 카메라에서는 롤라이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롤라이가 나온 이후로 수 많은 업체들이 롤라이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시장에 진출하였지만 그 어느 것도 롤라이의 명성을 위협하기는 커녕 그 근처에 근접하지도 못하였다.   우수한 렌즈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계적 신뢰성은 브라운슈바이크에 있는 롤라이 공장에서 일하는 긍지에 찬 마이스터(Meister: 장인)들과 당시의 산업계에서 입수할 수 있었던 최고 품질의 재질과 간결하고 기능적으로 설계된 내부 구조 때문이었다.

50년대가 되자 35미리 카메라 시장은 파도처럼 밀려드는 값싸고 조악한 품질의 일본 제품과 최고급만 추구하는 독일 제품이 한데 엉켜 일대 난타전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이제 대서양 시대를 마감하고 태평양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일본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 당시의 일본의 기술로는 중형 카메라 시장을 넘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어서 중형의 왕자 롤라이로서는 느긋한 입장이었는데 뜻밖에도 북쪽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웅크리고 있던 바이킹의 후예, ‘빅터 핫셀브라드’씨가 중형 카메라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핫셀브라드 500CM)

‘빅터 핫셀브라드’씨는 스웨덴에서 가내 수공업에 가까운 카메라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스웨덴 공군의 요청으로 항공 정찰용 카메라를 제작 납품하게 된다.
스웨덴은 중립국으로 이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빅터씨도 별 재미를 보지는 못하였는데 전쟁이 끝나자 이 카메라를 민수용으로 제작하여 판매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최초의 민수용 모델은 ‘핫셀브라드 1600F’였는데 시장에 나오자 마자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카메라의 디자인은 SLR(Single Lens Reflex: 일안 반사식)타입이고 렌즈 교환이 되고 필림 백도 교환이 되는 모델이어서, 이미 30년이나 묵은 롤라이의 디자인과는 비교도 안되게 참신한 것이었다.   그리고 렌즈는 미국의 코닥사에서 제작한 엑타(Ektar)를 붙였다.   이 엑타 렌즈는 독일을 제외한 나라에서 만든 것 중에 짜이스 렌즈와 겨룰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사실은 한 수 위라고 까지 말할 수도 있다.  광학 산업에서 독일에게 기선을 빼앗긴 미국은 사진계의 거인인 코닥을 중심으로 로체스터(Rochester)시에 모여서 미국 광학 산업을 일구고 있었다.(미국 광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코닥(Kodak), 아이렉스(Ilex), 그라프렉스(Graflex), 엘지트(Elgeet), 칼타(Caltar), 바슈 엔 롬(Bausch and Lomb)이 모두 이 도시에 모여 있었다)  코닥의 렌즈 디자인은 짜이스의 텟사를 그대로 배낀 것인데 여기에 바륨(Ba) 대신 란타니움(Lanthanium)이라는 희토류 광물을 섞어 굴절율을 한층 더 높인 재료를 만들어 낸 것이었다.   코닥은 자기네가 만든 이 고성능 렌즈에 자랑스럽게 엑타라는 이름을 붙였고 핫셀브라드는 이 렌즈를 장착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도 샷타가 말썽이었다.  콘탁스가 샷타 문제로 라이카에 고전 하였듯이 1600F에 있는 포칼 프레인 샷타는 문제가 너무 많은 제품이었다.   콘탁스의 샷타는 수직으로 24mm를 움직이는데 반해 핫셀브라드의 샷타는 60mm를 움직여야 했다.   이렇게 길어진 거리에다 최고 샷타 속도를 1/1600초가지 나오도록 해 놓으니 샷타 막이 운동량을 이기지 못하여 한쪽으로 처 박히는 엉킴(jamming)현상이 빈발 하였던 것이다.   빅터씨도 자기 욕심이 좀 과하였다는 것을 인정하고는 최고 속도를 1/1000초 까지 낮춘 ‘핫셀브라드 1000F’모델을 후속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장은 계속 되었고 유럽과 미국의 카메라 수리점은 핫셀브라드 기종으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1957년에 핫셀브라드는 기존의 디자인에 일대 변혁을 가하게 된다.  500C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새로운 디자인은 카메라의 신뢰성을 올리는 쪽으로 촛점이 맞추어 졌는데 렌즈를 코닥 제품에서 짜이스 제품으로 바꾸면서 말썽 많은 자사의 포칼 프레인 샷타도 과감히 포기하고 독일의 콤퍼(Compur)사에서 제작한 렌즈 샷타로 바꾸게 되었다.    또 렌즈 마운트도 새로운 형태로 설계되어  1600F이나 1000F의 렌즈는 그 후에 나온 핫셀브라드에는 맞지 않게 되었다.   핫셀브라드의 구형 렌즈 마운트는 후에 소련이 불법 복제하여 만든 ‘키에프88’이라는 카메라에 채용되었다.

전쟁이 끝났을 당시 칼 짜이스의 모든 시설과 인원은 소련이 점령한 예나(Jena)에 있었는데 그 곳에서 탈출하여 서독으로 망명한 기술자들이 스투트가르트(Stuttgart)에 모여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짜이스 회사를재건 하기 시작하였다.   전쟁에 패한 독일인들은 생계를 위하여 낮은 임금도 마다 않고 눈물 겹도록 일해서 얼마 안 있어 ‘라인강의 기적’을 이루려는 참이었다.   당시 독일인이 얼마나 근검 절약하였는지는 담배 불을 붙이는데 최소한 다섯 명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성냥 하나로 돌려가며 불을 붙였다는 일화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당당하게 실렸던 신빙성 있는 예기인데 내가 중학생이었을 당시의 우리나라가 새마을 운동을 한참 전개하던 때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상했던 점은 왜 독일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들 처럼 “형씨, 불 좀 부칩시다…”하며 담배와 담배를 마주 대고 불 부칠 줄을 몰랐느냐는 점이었다.
아뭏든 전후 독일 경제 부흥의 신호탄이 된 ‘폭스바겐’ 자동차를 선두로 값싸고 품질 좋은 독일제 상품들이 유럽 시장에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반면에 승전국인 미국의 달러화는 전후에도 엄청난 강세를 유지 하였다.   이것은 곧 엑타 렌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다는 것을 의미했다.   핫셀브라드는 결국 렌즈 마운트를 개조해야 하는 등의 여러 가지 불리한 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값싼 짜이스 렌즈로 바꾸고 말았다.  

한편 이와 똑같은 상황이 그 후 70년대 말에 다시 한번 벌어지었는데 핫셀브라드사는 가격이 만만치 않게 올라버린 짜이스 렌즈를 포기하고 일본 니콘사의 니콜(Nikkor)렌즈를 채용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던 것이다.   중형 카메라용 니콜 렌즈는 이미 젠자 브로니카(Zenza Bronica)의 S2나 EC-TL같은 기종에 채택되어 나름대로 성능을 인정 받고 있던 때였다.   그러나 두 번째 결단은 검토로서 끝나고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하마터면 오늘의 핫셀브라드 애호가들이 일제 렌즈를 쓰게 될뻔한 사건이었다.

이 500C기종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면서 롤라이 제품을 단숨에 시장에서 몰아내었다.  짜이스의 입장에서 보면 두 회사가 다 자사의 렌즈를 사용하므로 누가 이기던 상관 없는 싸움이었겠지만 롤라이로서는 두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통렬한 일격이었다. 롤라이는 수십 년간 부동의 위치에서 쌓아온 명성을 너무 믿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전통만 고집하고 있는 사이에 시장이 등을 돌려 버린 것이다.   사실 롤라이는 핫셀브라드의 1600F가 샷타 문제로 고전을 하고 있을 때 이 기종을 제압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다.   그 중요한 시기에 롤라이는 뭘 믿고 그렇게 당당했는지, 손에 들어온 기회를 전통과 고집 때문에 놓친것이었다.    1966년이 되자 롤라이가 뒤늦은 반격에 나섰다.  

1948년에 핫셀브라드 1600F가 나온 지 무려 18년 만이었다.  롤라이는 핫셀브라드에 대항하기 위하여 전직원을 상대로 거사적인 디자인 공모를 하여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모아 놓고 검토를 하였는데 35카메라를 그냥 뻥튀기 하여 키워 놓은 것 같은 것에서부터 당시 기술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첨단 미래형 카메라까지 다양하였다.   그 중에서 최후까지 남아 경합하던 두개의 디자인이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SL66이고 다른 하나가 SLX이다.

(롤라이후렉스 SL66E)
(촛점 조절, 이중 바요넷, 틸트, 내장된 노출계)

시장에 먼저 나온 것은 SL66인데 핫셀브라드에 비하여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춘 우수한 기계였다.  먼저 SL66은 촛점을 맞출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헬리코이드 링(Helicoid ring) 대신에 주름 상자를 달아 엄청나게 길게 연장이 되도록 하였다.   여기에다 렌즈를 꺼꾸로 붙일 수 있는 이중 바요넷 마운트를 만들어 대 배율의 접사 기능을 추가 하였다.   또 마운트를 상하로 8도씩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대형 카메라에서나 가능한 틸트(Tilt) 기능을 구현 하였다.  중형과 소형을 통틀어 이런 틸트 기능을 가진 카메라는 지금까지도 이것 뿐이다.  
샷타는 포칼프레인 샷타로 1/1000초 까지 가능한데 롤라이의 포칼프레인 샷타는 독일제 답게 정밀 기계 공학의 정수로써 아주 신뢰성이 높은 것이었다.   롤라이 SL66이 나오자 이 오래되고 명성 높은 회사에서 신제품이 나오기를 학수 고대하던 롤라이 팬들은 뛸 듯이 기뻐하였다.     그러나 가격표를 보는 순간 기쁨도 한순간일뿐…..   롤라이SL66은 그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서 핫셀브라드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되었다.   지금도 핫셀브라드의 가격이 싼 게 아닌데 그 당시야 오죽 했을까?    롤라이는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니라면 가지기 힘든 물건이 되버린 것이다.    거기다가 1966년이라는 시기도 너무 늦은 것이었다.   어느 정도 시장 점유율을 가진 상태에서 신제품으로 반격하는 것이 아니고 완전히 물러난 시장을 다시 공략한다는 건 두 배의 노력으로도 달성하기 힘든 목표인 것이다.   핫셀브라드는 500C에 이어 500CM, 500EM, 2000FC등으로 신제품을 계속 내 놓으며 기세를 올리고 롤라이의 사정은 날로 악화되어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신세가 되었다.    1974년이 되자 SLX가 발매 되었으나 시장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하였다.   1981년 11월 6일 롤라이는 드디어 도산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한 기업의 흥망을 놓고 너무 과장하여 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역사의 방향은 기회가 주어진 순간에(그 순간은 결코 길지 않다) 결단을 내리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잔인하게 돌아서 버리는 것이다.
워털루에서 웰링턴 장군을 덥친 나폴레옹도 그의 부하 장군이 전선의 북서쪽을 삼일간이나 헤매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에 프러시아 지원군을 받은 영국군에게 패배하게 된 것이 아닌가?  그루쉬(Grouchy)라는 이름의 약간 답답한 프랑스 장군은 블뤼허(Blucher) 장군이 이끄는 프러시아군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띄고 병력의 삼분의 일을 데리고 나갔는데 막상 워털루에서 전투가 벌어졌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없는 프러시아군만 찾아 다녔던 것이다.  
“왜?”  
“전투가 벌어지면 돌아오란 예기는 안 했으니까!”  
그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에  나폴레옹이 손바닥에 써준 명령을 맹목적으로 지키느라 그가 패전하는 것을 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가 찾던 프러시아 군은 워털루에서 포성이 들리자 나폴레옹군의 옆을 치기 위하여 워털루 쪽으로 방향을 바꿨는데도 말이다….    그 후로 유럽 역사의 방향은 영원히 바뀌어 버리었다.

도산한 롤라이를 구한 것은 United Scientific Holdings,Ltd라는 영국 회사였다.  그 후 몇 차례 더 주인이 바뀌다가 드디어 한국의 삼성 그룹이 인수하여 이제는 한국(?)회사가 되었다.

SL66은 SL66E를 거쳐 SL66SE가 된 다음 생산이 중단되었고 SLX는 SL6006을 거쳐 SL6008로 변하면서 다시 상업 사진가들의 애호를 받게 되었다.   롤라이로서는 무려 30여년 만의 성과다.  6008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진가들의 호응을 받게 된 것은 이제 세월도 많이 변하여 바야흐로 전자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SLX이후로 시도해온 중형 카메라의 전자화가 사용자들에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특히 경쟁이 말도 못하게 치열한 상업 사진쪽에서는 가격이 높더라도 헐 씬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할 수 있는 기종을 찾게 된 이유도 있다.   그리고 이제 핫셀브라드가 너무나 흔해져서 왕년에 ‘전문가의 상징이자 프로의 자존심’ 같았던 핫셀이 이젠 ‘아마츄어가 흔히 쓰는’ 기종이 된 까닭도 있다.

어쨌던 상업 사진가 들은 자신의 스튜디오에 뭔가 흔히 볼 수 없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카메라를 하나쯤 두고 싶어 하는 법이다.

(롤라이후렉스 6008)

내가 처음 롤라이 SLX를 구입한 것은 뉴욕의 ‘Camera Brokers’라는 가게에서 였다.  
(나는 미국으로 출장 갈 때마다 카메라를 하나씩 사왔다.   보통은 50불에서 100불 미만의, 장식품으로나 쓸만한 고풍스러운 옛날 카메라 들이었는데 이 롤라이를 살 때 만큼은 부담이 엄청났다)   그리고는 아틀란타(Atlanta)에 있는 KEH라는 가게에서 SL66으로 바꿨다.    벌써 10년도 전의 일이다.     그리고는 그 다음해에 캘리포니아 산호세(San Jose)에 들러 핫셀브라드500CM을 구입하였다가 결국 다시 롤라이SL66E으로 바꾼 뒤 그대로 정착하였다.    이렇게 방정 맞게 오락 가락 하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전화위복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이렇게 오도 방정을 떤 끝에 깨닳은 것은 좋은 사진을 찍는 데에는 어느 기종으로도 한점 모자람이 없을 뿐 아니라 진짜로 모자라는 것은 자신의 ‘실력’뿐이라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핫셀브라드500CM은 유럽의 젊은 귀족 부인 같이 경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롤라이SL66E는 사냥개를 데리고 숲을 산책하는 중년의 귀족처럼 둔탁하고 못생겼다.  그러나 나는 롤라이의 디자이너를 한 수 더 쳐주고 싶다.  롤라이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어도 싫증이 나기는커녕 점점 더 믿음직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절제된 미학은 눈에 튀는 멋보다 헐 씬 더 어려운 것이다.   아니면 이제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소박한 이조 백자가 고려 청자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는 눈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롤라이 SL66E는 4X5카메라를 사용하기 전까지 나의 주력 장비로 애용되었다가 이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책장에 진열되어 폼만 잡고 있다.   한동안은 이 장비를 팔아서 다른 물건을 사는데 보탬이 되어볼까도 생각 했었다.   이렇게 좋은 장비를 사진 찍는데 쓰지 않고 그냥 얹어 놓기만 하는 것도 아까운 일이고…. 돈도 좀 챙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하지만 이 카메라를 팔고 나면 다시 사게 될 것 같지 않아서 아직은 그냥 두고 있다.

롤라이 SL66계열의 기종이 핫셀브라드와 비교해서 사용상 차이가 나는 부분은 촛점을 맞추는 부분인데 롤라이는 바디의 왼쪽 후방에 있는 노브(knob)를 돌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표준 렌즈를 붙여서 쓸 때는 모르는데 망원을 붙여서 손으로 들고 찍으려면 영 불편하다.  카메라 앞부분이 너무 무거워져서 손으로든 채 촛점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롤라이는 삼각대에 올려 놓고 찍는 장비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촛점 노브가 후방으로 간 덕분에  롤라이는 대배율 접사를 할 수 있고 틸트 기능도 넣을 수 있다. 반면에 핫셀브라드는 렌즈에 붙어 있는 링을 돌리니까 손으로 들고 찍기는 아주 좋다.  그리고 롤라이는 사진을 찍고 나면 보통 카메라처럼 화인더가 다시 보이지만 핫셀500CM의 화인더는 한 장 찍으면 먹통이 되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핫셀브라드의 이런 구조는 렌즈 샷타를 사용하는 기종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포칼프레인 샷타를 가진 핫셀브라드2000F 기종은 화인더가 다시 보인다)  
롤라이 SL66E과 SL66SE에는 노출계도 들어 있는데 상당히 정확하다(SL66에는 없다).  그리고 내부 구조가 기계식으로 되어 있어 노출계와 상관없이 카메라는 잘 동작한다.   이것은 야외에서 밧데리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예기다.    풍경 사진을 많이 찍는 나로서는 롤라이가 핫셀브라드보다 헐씬 더 유용하다.   핫셀브라드는 사용상에 있어서 네가티브가 크다는 것 이외에는 35미리 카메라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롤라이는 ‘큰 35미리’라고 하기 보다는 ‘작은 4X5카메라’에 가깝다.  

(롤라이와 핫셀의 디테일한 부분)
(메거진, 촛점 , 틸트, 레트로 포커스, 샷타,)

두 기종 다 중형으로서는 최고급이라는 반열에 올라 있다.  중형 카메라가 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상의 품질을 보장해 준다.   그리고 신뢰성 있는 구조로 오랜 사용에도 무리 없이 잘 동작한다.   그러나 그런 성능을 염두에 넣고 생각하더라도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사진기로 돈벌이에 나선 사람은 하나쯤 가지는 것이 좋다.   상업적인 의미에서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폼나는 카메라를 가지지 못하였다고 해서 “이노무 세상 살아서 뭣하나…”하는 기분이 드는 사람에게도 하나 권하고 싶다.   그래서 이왕이면 롤라이를 사는 게 좋다.  핫셀브라드로 폼잡기는 이젠 틀렸고 또 롤라이는 한국 회사니까…

이상의 범주에 들지 않는 사람은 좀 더 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좋은 사진은 사진기의 종류나 유명한 정도와는 무관하게 만들어 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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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린호프?  맥주 이름인가벼!

맥주 회사가 아니다.   엄청나게 비싼 카메라를 만드는 독일 회사인데 의외로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 이유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이 4X5이상의 대형 카메라에 한정 되어 있기 때문인데 (‘린호프617’이라는 중형 파노라마 카메라도 하나 있긴 있지만) 아무튼 사진쟁이 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종은 아니어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엔 이름을 처음 들어 보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서 소개한 사진기와는 달리 나는 이 카메라를 소유해 본적이 없다.

대형 카메라를 쓰기 시작한 이상 ‘나도 질소냐..’하고 ‘린호프 테크니카(Linhof Technika)’를 하나 사볼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내가 좀 더 일찍 대형 카메라에 입문했더라면 곗돈을 쪼개서 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라이카와 콘탁스, 핫셀브라드와 롤라이후렉스를 거치면서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몸이라 카메라에 욕심을 부려봐야 아무 쓸모 없는 일이고 공연히 주머니만 허허하게 만든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던 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진 작가가 극히 적을 뿐 아니라 그나마도 스튜디오 같은데 붙박이로있는 모노레일 카메라가 대부분이어서 ‘린호프 테크니카’같은 카메라를 야외에서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행히도 나는 테크니카를 사용하는 분을 알고 있어서 이 카메라를 황송한 마음으로 만져 볼 수가 있었다.  

(린호프 테크니카와 렌즈군)

‘린호프 테크니카’에 대한 예기는 앞서 예기한 카메라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게 진행해야 한다.   그것은 중형이나 소형과는 전혀 틀린 관점에서 그 메카니즘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형 카메라는 먼저 정해진 렌즈가 없다는 것이 틀리다.   니콜 렌즈는 니콘에 맞고 캐논 렌즈는 캐논에 맞고 로콜 렌즈는 미놀타에 맞는다. 그러나 대형 카메라는 아무 렌즈나 아무 바디에 다 맞는다.  대형 카메라에 쓰이는 렌즈는 독일제 슈나이더(Schneider)나 로덴스톡(Rodenstock) 제품이 제일 흔하지만 19세기에 만들어진 렌즈라 해도 사용하겠다는 의향만 있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그러니까 중소형 카메라에서 처럼 렌즈의 명성에 따라 사진기의 값어치가 오르고 내리는 일이 없다.   내가 쓰는 50만원짜리 ‘다찌하라’나 400만원짜리 ‘린호프 테크니카’나 같은 렌즈를 사용하므로 기본적으로는 같은 품질을 가진 네가티브를 만들어 낸다.

(다찌하라와 렌즈군)

대형 카메라의 성능을(이에 비례하여 값을) 결정하는 것은 ‘무브먼트’이다.  무브먼트는 수평 이동(Shift), 수직 이동(Rise and Fall), 좌우 회전(Swing), 기울임(Tilt)으로 되어있고 이것이 렌즈가 붙게 되는 앞 판(Front Standard)과 필림이 들어가는 뒷 판(Back Standard)에 각각 적용 되도록 되어있다.   이 무브먼트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느냐,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테크니카는 ‘필드 카메라’로서는 보기 드물게 긴 주름 상자와 폭 넓은 무브먼트, 그리고 무브먼트를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는 기어들로 구성 되어 있다.  그에 비해 ‘다찌하라’라는 카메라는 일본산 벗 나무로 만들어 졌는데 짧은 주름 상자에 중간 정도의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고 손으로 대충 밀고 당겨서 이 무브먼트를 조정하게 되어있다.  그래도 다찌하라가 한가지 내세울 점은 있는데 금속으로 된 테크니카보다 가볍다는 것이다.   테크니카에서 특이한 점은 보통의 필드 카메라에서는 볼 수 없는 정교한 연동 거리계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자기를 뒤집어 쓰지 않고도 촛점을 쉽게 맞출 수 있게 되어 있다.   단 대형 카메라에만 있는 장점인 무브먼트를 사용하려면 이 연동 거리계가 아니라 촛점 유리판을 들여 다 봐야 한다.

(테크니카 디자인, 다찌하라 디자인 접사)
(테크니카의 나사들, 주름 상자 전개, 무브먼트)
(크라운 그래픽, 손으로 들고 찍는 대형 카메라)

이 정도의 장점 때문에 8배나 더 비싼 장비를 구입해야 할지는 의심스럽다.  스튜디오에 두는 것이 아니라 야외로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요량이면 제일 중요한 것이 무게이기 때문이다.   소형 카메라야 덩치가 다 그만 그만 하니까 무게가 차이가 나도 잘 못 느끼지만 대형 카메라는 욕심껏 가방을 꾸리다가는 혼자서 들 수 없을 정도까지 될 수 있다.    이런 가방을 메고 촬영지를 돌아 다닌다는 것은 사진을 찍겠다는 의도는 별로 없고 체력 증진을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나는 가방의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슈나이더의 90미리 슈퍼 안규론(Super Angulon)을 제외하고는 작고 가벼운 구형 렌즈을 선택하였다.   둘 다 1950년대에 생산된 미국제인데 하나는 그라프렉스(Graflex)사의 135미리 옵타(Optar)이고 다른 하나는 코닥(Kodak)의 명기 203미리 엑타(Ektar)이다.    이미 40-50년은족히 된 물건들인데 신형 렌즈와 비교해 보면 크기와 무게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성능에서도 차이가 난다.    신형 렌즈는 4군 6매의 플라즈맡(Plasmat) 디자인이고 앞 유리와 뒷 유리가 커서 무게도 꽤 나가지만 더 선명하고 포괄 범위(Image Circle)도 넓다.    

구형 렌즈는 옵타의 경우는 3군 4매의 텟사 디자인(Tessar Design)이고 엑타의 경우는 4군 4매의 알타 디자인(Artar Design)이다.    최신형 플라즈맡 디자인의 렌즈에 비하면 해상력도 떨어지고 포괄 범위도 적지만 대형 카메라쯤 되면 이런 성능 차이가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네가티브가 충분히 크다.   그리고 구형 렌즈는 신형 렌즈에는 없는 독특한 매력(주로 약간 남아있는 구면 수차와 보다 간단한 디자인에서 나오는 높은 콘트라스트에 의한 부드러운 묘사력)도 있기 때문에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옵타, 엑타, 텟사 렌즈 와 신형 지로나 렌즈)(알타 디자인 과 플라즈맡 디자인)

하지만 내가 만약 필드 카메라가 아닌 모노레일 카메라를 구입해야 한다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린호프의 ‘테크니칼단(Technikardan)’을 사게 될지도 모르겠다.  테크니칼단은 모노레일을 3단으로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 배낭에 쉽게 들어가 야외에서 사용하기도 좋고, 무브먼트가 제한되어 있는 테크니카에 비하여(필드 형 카메라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무한정에 가까운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저렴한 가격의 모노레일 기종은 레일이 접히지 않기 때문에 배낭 하나에 장비를 꾸려 넣기 힘들고 또 쇠파이프 같이 생긴 레일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들고 다니기는 무리이다.   그 쇠파이프를 호신용으로 써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니 내가 주로 찍는 풍경 사진에는 테크니칼단의 화려한 무브먼트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직접 써보지 않은 장비이기 때문에 린호프에 대한 예기는 부실하지만 이 정도로 해두자.

(대형 카메라의 렌즈)
(슈나이더 렌즈)
(짜이스와 괼츠의 렌즈)

내가 비싼 카메라를 별볼일 없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들이 쓸모없는 물건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싼 카메라의 기능이 필요해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능과는 상관없이 가격에 현혹되어 ‘그것을 사야만 사진이 잘 된다’ 고 생각하는 것을 말리려는 것이다.   그것은 오랜 경험상, 사진에서 멀어지는 지름길이라 단언할 수 있다.

나는 4X5용 확대기로 오래된 오메가D2를 사용해 왔다.  이 확대기는 너무 오래되어서 수평이 맞지를 않는다.
즉 필림이 들어가는 네가티브 케리어 와 렌즈가 매달려 있는 렌즈 마운트와 인화지가 놓이는 바닥판이 전혀 평행이 맞지를 않는 것이다. 이렇게 수평이 맞지 않으면 인화지의 중심 부분에 촛점을 맞출 때 양끝이 초점이 맞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이 확대기를 쓰려면 이젤 밑에 책이나 볼펜을 이것저것 끼워 넣어서 수평을 최대한 맞춰야 한다.   그래도 네가티브 케리어와 렌즈 마운트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그냥 둔다. 물론 이 확대기를 분해하여 다시 조립하면서 수평을 잘 맞출 수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럭저럭 열악한 상태로 4년 동안은 잘 써왔다.   기본적인 인화는 충분히 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전시회에 사용할 16X20이상의 인화를 하려니까 도저히 쓸 수 없는 지경이다.
나로서는 정이 많이 들은 물건이지만 이 오래된 확대기를 은퇴 시키고 200만원짜리 새 확대기를 하나 구입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마누라도 사진쟁이 인데다가  오메가D2의 수평을 맞추느라 확대 작업 때마다 끙끙거리는 것을 보아온 터라 이 과감한 투자 계획을 쾌히 승낙하였다.    나의 대형 카메라가 50만원 짜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확대기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니 어쩌겠는가?   아마도 내가 가진 장비 중 두 번째로 비싼 물건이 될 것이다.   (첫번째는 책장 위에 올라가 장식품이 되고만 롤라이후렉스 SL66E다)

사진 장비를 사는 것은 사진 쟁이들에겐 정말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어느 것을 사던지 그것이  ‘필요한 것’인지 ‘소유하고 싶은 것’인지 구별할 줄 아는 혜안은 꼭 필요하다.

좋은 사진을 만드는 것은 이러한 기계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난 뒤에 자신의 사진 작업에 대한 진지한 사색을 통하여 비로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암실 동반자, 오메가 D2.  조금 손을 보면 아직도 완벽한 확대기로 동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쇳덩이를 분해 조립하여 손을 보는 것보다 마누라를 졸라 새 확대기를 사는 편한 길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