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의 편지를 꺼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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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화로 집이 이사 오면서 여러가지 묵은 때처럼 붙어 있던 나의 잡다한 것들이
정리 대상이 되었다.

부모님께선 나에게 소중할 것이라고 여겨 울산에서 모화까지 여러 짐들을 거의 하나도 버리지 않으시고
꼬옥 잘 챙겨서 옮겨 놓으셨더라…

처음 눈에 띈것은 학부 1학년때 부터 제출해 온 하드 보드지에 잉킹한 설계 과제 제출물들….
사진에 보이는건, 2학년때쯤 제출한 공동 주택이었다. 약 18세대 정도였고, 대지 경사의 방향이
북향이라 설계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거의 망설임 없이 불사름을 당했다.

또 나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중학교때부터 모아온 나의 학교 성적표들…
초등학교때 부터 모아온 나의 편지들…

물론 내가 발송한 것들은 누군가의 집에 잘 보관되어 있거나,
나처럼 이런 기회에 불사름을 당했을지 알수는 없다.

이미 결혼을 한 몸이라, 그간 받아왔던 여자친구들(?)의 편지를 버려야 함은 당연한 것이고,
또한 딸자식이 철이들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것 같아서.. 완벽하게 처리를 했다.

흠.. 확실히 변한 나 자신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선물한 간단한 메모 하나도 다 안버리고 가지고 있던 성격이었지만…
중학교때 전교 10위 안에 들었던 성적표를 버리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내 자신을 보면서…

이것이 앞을 보고 달리려는 좋은 자세인지…
과거를 잊어 버리려는 것인지…
과거건 미래건 별 상관없다는 것인지…

결론을 내릴수는 전~~~혀 없다.

하지만… 더욱 강해지는 생각으론, 과거이건 미래이건 무엇인가에 집착할수록, 새로운 것을 잡을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양손을 다 꼭 쥐고 있으면 다른 새로운 것을 잡을 빈 손이 없어 진다고…

지금쯤은 다 타 버렸을 탠데… 약간은 아쉽기도 한걸…

서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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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리에서 설계하다가, 고개를 들면 딱 이런모습이 보입니다.
고도성장의 그래프를 형상화 했다는 무역센터,
근래 많이 지어지는 주상복합중의 하나인 아이파크,
잠실 종합운동장 중에 야구장…

뭐.. 매일 보는 광경이지만 이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번 찍어봤습니다만.
유리창 너머로 촬영해서인지 뭔가 깔끔하진 않네요.

다음엔 옥상에 올라가서 촬영해야 겠네요. ^_^

세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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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R.S.H) ^^;;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가 근래에 들었던 말이다..
라디오에서 시 형식으로 조용히 읍조리더라.
어릴적 세상의 전부는 자신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이 크다는것을 알게되고,
더 늙어 가면서는 자신이 점점 작아진다는 걸 느낀다는것..

흠.. 요즘 늘어놓았던 많은 푸념중에,
원래 세상은 잘 돌아 가는 살아있는 개체이고 나는 하나의 부품이라는둥,
교체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다는 둥읜 말을 많이 한 기억이 있다…

도통 알 수 없는 것이, 내가 철이 들어가는 것인지, 늙어 가는 것인지…

적어도 늙어 간다면, 뭔가 나름대로의 철학이 형성되어 흔들리지 말던가.
아니면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지 조차 않던가 해야 할텐데,

많은것이 눈에 들어오고 읽히지만, 그에 따른 퍼포먼스가 떨어진다.
차라지 어리면 무언가 약간의 기간에 걸쳐 열심히라도 하면 될것이라고 자신을 위로라도 하겠다만.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다.

30의 나이가 뭐라고 했던가.? 흠..
참으로 애매한 나이인듯.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중에, 기억에 남는건.
“나이가 들어 뭔가를 좀 알게 될듯하고 잘 할수 있을듯 하면, 늙어서 알수 없음 조차 알게 된다”
고…

뭐.. 술먹다 문득 문득 드는 생각으로는, 그렇게 느끼는 순간이 가장 빠르고,
당장에라도 그.. 잘 할것 같은 무언가를 시작 하라고.. 하지만…

막상의 내 사고를 따라갈 정도의 몸의 여유도, 나를 둘러싼 사회적 여유를 찾기란, 그리 쉽진 않다.

뭔가 심리학 책이라고 새로 읽어 보아야 할 듯 하다.
프로이드 부터 제대로 시작해야하나? ^^

뭔가 잘 아시는 분이 있으면 조언을 부탁한다.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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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_^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싶어하는듯.

잠깐 유모차를 태워 놓고 한눈 판 사이에,

어제 먹다가 대충 놓아둔 양념통닭 양념을

혼자서 손에 쥐고, 먹고 바르고..ㅡ,.ㅡ

난생 첨 먹어보는 것이니 얼마나 맛이 있었을까요.. ^__^

그나 저나 집 정리를 이젠 정말 잘 해 놓아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