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

어른, 아이,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쓰레기 집 문제가 심각해 지고 있고, 건축물과 시설은 비싸지며, 건축 자재는 고급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실내 공간과 화장실의 청소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지는 느낌이다.
아파트 단지 내/외를 불문하고 길가의 개똥과 흡연자의 가래침, 꽁초는 늘 내눈에만 띈다.
전국 지자체의 ‘쓰레기집’ 청소 지원 현황1). 서울신문 2021.

2. 원인
“쓰레기집의 원인”으로 검색. Google Gemini 2.5 Flash. 2025.08.02
- 정신 건강 문제
- 저장강박증(Hoarding Disorder): 물건을 버리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물건을 쌓아두는 행동이 반복되는 정신 질환입니다. 이는 쓰레기집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우울증, 무기력증: 삶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청소나 정리 같은 기본적인 일상 활동조차 힘들어지면서 집이 방치될 수 있습니다.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체계적인 정리와 계획적인 행동에 어려움을 겪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쌓아두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신체적 및 환경적 요인
- 신체적 질병 또는 장애: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적인 통증을 겪는 경우, 청소와 정리 정돈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고령 또는 노화: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어 청소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 열악한 주거 환경: 환기가 잘 안 되거나 습기가 많은 환경은 위생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사회적 및 심리적 요인
극심한 스트레스: 직장, 가족,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환경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고립: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을 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 과도한 물건 구매 습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행동이 쌓이면서 집이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 가지 원인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주변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한국에선 당췌 떳떳하게 쓰레기를 버릴 수 없다.
필자의 의견을 피력하기 앞서 쓰레기집에 관한 기존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노인의 문제는 잠시 접어 둔다. 노인을 모시지 않는 가족까지 논하자면 끝이 없다.
여러 전문적 검증을 거친 기사2)들과 커뮤니티의 의견3)들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1번부터 개인에서 시작하여 사회로 진행하였고, 번호의 우선이 경중의 우선이 아니다.
- 1. 공간 주인의 위생 관련 노력 부족
- 애초에 청소를 안한다.
- 한번도 직접 청소를 해 본적이 없다.
- 가정 교육 문제이다.
- 문제가 생기면 어릴적부터 부모가 해결해 줬다.
- 청소를 계속 안해도 별 문제가 없다. 늘 이렇게 했지만 건강하다.
- 습진, 피부염, 무좀, 염증, 감기, 온 몸의 여드름 등은 늘 달고 살지만 원래 그런것으로 생각한다.
- 집안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종량제 봉투가 썩어가니 냄새가 나고, 냄새가 나면 공기 청정기를 구입한다. 음식물 처리기도 구입한다. 한번만 사용하고 그담부턴 유지 관리가 안되니 그 물것들이 다시 냄새를 풍긴다. 기기를 청소하려고 사람을 부른다. 비싸다. 그럼 그냥 둔다. 버리려니 돈이 든다. 그냥둔다.
- 2. 공간 주인의 위생 관련 정신적 문제
- 원래 지저분하게 사는걸 좋아한다.
- 지저분해 져서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리셋’ 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 리셋 증후군 등.
- 정신병이며 사회부적응자가 쓰레기 집을 만들어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 피해를 막기 위해 커뮤니티로 부터 격리가 필요하다.
- 3. 공간 주인의 사건 경험, 트라우마 등의 정신적 문제
- 사회생활을 하다가 성추행 당했다. 그후 세상 모두가 무서워서 은둔을 선택.
- 어릴적 부모님의 사고나 사망사건 등을 목격하여 트라우마가 있어 모든것이 두렵다.
- 4. 공간 주인의 사회적 실패
- 원래는 멀쩡하게 회사도 잘 다녔고, 사회생활도 하였는데, 구직 등의 어려움 때문에 몇번의 노력 후 고립과 은둔을 택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청소를 안하게 되었다.
- 청소할 돈도 없다.
- 5. 공간 주인이 가진 타인에 대한 두려움
- 여성 주인의 경우 집안의 세면대 가득 차게 버려져 있는 담배 꽁초는 부끄러워서 들고 나가서 버릴 수도 없다. 청소 업체는 쓰레기 봉투를 종종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신경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려면 냄새 날까 봐 눈치 보인다. 썩어서 냄새 나기기 전에 버리면 되지만 그건 절대 불가?
여러 누리집엔 쓰레기집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 것 처럼 보이고자 하며, 전문적 식견까지 더해진 듯한 뉘앙스의 의견들이 분분하다. 쓰레기 집에 관한 현재까지의 큰 논점은 ‘개인의 노력 부족 문제라기 보단 사회가 이를 보듬어야 한다.’이다. 필자도 어느정도는 동의 하지만, 그 글들이 한국의 근본적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것을 넘어, 장기적 방향 제시까지 닿기엔 많이 모자라 보인다. 마치 디자인과 대학원생이 생에 처음으로 KCI 논문을 심사받으려 제출하며, 도출한 결론부와 유사하다. 이러저러 문제가 많으니 결론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그렇게 제안한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미래의 석사와 박사들이 정부의 구체적 정책방안과 행동강령을 논거에 따라 근거 있게 제시 도출 해도 통과가 될까 말까다. ^^.
필자도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 결론까진 못내겠고, 여기 사회적 논의에 하나의 작은 의견을 더하고자 한다.
한국의 주거 공간 가격과 쓰레기 처리 비용은 결코 싸지 않다. 그러나 버리는 방법은 버리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너무 어렵거나, 비싸거나, 자신이 처한 사회적 상황에 따라 엄청나게 복잡하여, 때론 돈벌어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기조차 한다는 문제이다.
전술했듯, 필자는 ‘그들을 세심하게 돌봐주지 못한, 현재 사회가 문제다.’ 라는 매우 무책임한 이유 제시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우리의 사회 인프라 시스템이 노인 고독사와 청년 고립 문제의 원인을 하나 더 제공하는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다음은 필자의 이야기이다.
- 90년대 대학시절로 잠시 가자…
- 대학시절 지방에서 상경하여 1년간 기숙사에서 생활하였고, 건축학도라면 반드시 밤에 작업을 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분위기에 휩쓸려, 선후배 들과 홍대 앞의 반지하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론 선배들을 통해 많은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얻긴 하였지만, 건강을 잃었다.
- 당시 건축학과의 성비는 남95%, 여5% 정도 되었다. 그 당시의 20대 초반 남자? 밥이란걸 만들어 먹어 본 적도 없는 이가 다수였고, 방청소는 엄마가 해 주는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던 듯 하다. 그리고 작업실에선 작업하고, 간단하게 라면이나 해 먹고, 서울 출신의 친구들은 작업실이 더럽거나 청소하기 힘들면, 서울에 있는 깨끗한 본가의 자기 방에 가서 자면 그만인 것이었다.
- 나는 지방이 집이라, 방학이 아니면 가기 힘들었고, 직주를 분리할 형편도 못되었다. 작업실이 집이자 작업 공간이었고, 공간을 서울 친구들과 나누어서 써야 생활이 가능했다. 그래서 나에게 작업 및 삶의 터전인 작업실은 청소 상태가 매우 중요했다. 물론 대충 살아 봤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800원짜리 학식, 저녁은 친구들과 계란찜에 소주. 이렇게 좀 지났더니 십이지장에 궤양이 생겼고, 약을 석날 넘게 먹어도 잘 낫지 않았다.
- 약 4개월 정도 계속되는 학기를 마치고 본가에 내려가면 어머니가 거의 밥을 하루에 거의 다섯 끼를 해 주셨고, 한달만에 10Kg정도 살이 붙고, 방학이 지나, 또 다시 지옥 쓰레기장 같은 작업실로 상경해서, 거기서 작업과 생활을 시작하면 1주일 만에 즉시 10Kg이 줄었다.
- 지금도 생생한 장면이 있다. 당시 내 작업실은 남자 선배 2명, 작업실비도 안내고 빌붙어 있는 남자 선배 1명, 총무인 나(남)로 구성된 지하1층의 공간이었다. 지하라 당연히 환기 따윈 출입문 외에 거의 안되었다. 곧 개강이라 상경 직후, 작업실에 들어가니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안개 속엔 웬 모르는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물고 컴퓨터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날 쳐다본다. 황당하단 눈빛으로 “누구세요?” 이런다.
- 작업실 바닥은 신발을 벗는 공간부터 안쪽의 방까지 길쭉한 편이었는데, 바닥엔 먹다 남은 사발면이 가득 차 있어, 까치발로 빈 곳을 비집고 조심조심 피해야만, 겨우 넘어 갈 수 있는 수준으로 깔려 있었다. 당연히 사발면 안에는 국물들이 들어있거나 말라 있거나 곰팡이가 펴 있었다. 그 더러운 사발면 용기에 담배 꽁초는 몇개씩 꼭 같이 있음을 충분히 독자들도 예상 할 것이라 믿는다.
- 내가 대답한다. “그러는 너는 누구세요?, 내가 작업실 주인인데?” ^^a. 그녀는 그나마 놀라는 척 하며 다리를 내린다. 돈 안내는 그 선배의 여친이란다. 그래서 나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들고 그 선배를 포함하여 모두 호출을 하였다. “선배고 뭐고 다 필요 없고, 모두 다 즉시 집합!” 물론 전화 한다고 다 오는건 아니지만. 모이는 대로 같이 청소를 시작했다.
- 청소 프로세스의 첫 시작은 한국. 90년대 중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량제 봉투였다. 그 당시에도 매우 비쌌다. 100리터 빈봉투가 최소 5,000원 이상이었던것 같고, 된장국 정식이 3,500원 정도였던 기억이다. 지금으로 보면 100리터 봉투(사실 별로 크지도 않다) 하나에 거의 17,000원 정도?
- 선배와 선배 여친에게 돈을 주며 봉투를 사오라고 시키고 바닥에 모든 쓰레기를 국물과 음식과 담배꽁초를 분리하여 봉투에 때려 박았다. 내기억에 100리터 5장 정도 사용했던 것 같다. 전기밥통을 여니 푸른곰팡이의 분진이 ‘팍’ 하고 튀어 나온다.
- 늘 청결하신 여러분은 잘 모르겠지만 밥을 해서 먹고 좀 남은걸 그냥 두면 며칠 안에 먼저 좀 상해서 신맛이 난다. 이걸 ‘밥이 쉬었다.’ ‘상했다’ 등으로 말한다.
- 그대로 계속 두면 당연히 곰팡이의 일종이겟지만 흰색포자와 털 등이 자라 나고, 좀 더 있으면 어두운 곰팡이로 바뀌며, 달이 넘어가면 거의 습기도 사라지고 푸른 곰팡이가 최우의 승자가 된다. 이녀석은 건드리면 분진처럼 퍼지며, 당연히 폐로 들어가면 몸에 해롭다.
- 이정도 수준이면 그냥 쓰레기통에 밥통을 쳐 넣어 버리는게 청소하는 입장에선 빠르다. 그러나 누군가 선배가 가져온 비싼 전자제품을 그냥 버릴수는 없고, 게다가 전자제품을 버리려면 다시 컴퓨터를 켜고 얼마짜리 스티커를 버려야 하는지 검색해야 하고, 그러려면 또 한명은 일을 안하고 죽치고 앉아 담배를 입에 문다.
- 결국 내가 밥통을 수세미로 설거지 한다. 30분간 씻어도 곰팡이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 오늘 상경한 내가 마스크 따위 가지고 왔을리도 없고, 고무장갑도 없었다. 두세명이서 4시간 가량 청소를 진행했고, 그나마 사람 사는곳 처럼 되었다.
- 돈도 없어서 짜장면 시켜 먹고 싶으나 쌀을 사와서 밥을 해 먹어야 한다. ㅡ.ㅡ. 밥에선 곰팡이 냄새가 났다. 모든 썩은 반찬, 계란, 김치 따위는 청소시에 다 버렸고, 냉장고는 전원을 내리고 욕실로 들고가서 거의 냉장고 안에다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청소하고 세제로 닦고 다시 닦아 낸다. 내가 상경하며 경상도에서 버스로 이고 지고 들고온 새 김치, 고추장 조금으로 밥을 먹는다. 아! 대청소의 난리에도 살아남은, 유통기한 한달도 안남은 스팸이라도 있으면 매우 행복하다.
글을 적으면서 나도 느끼는 바이지만… 그 집이 그냥 나 혼자 쓰는 원룸이었다면? 내가 난리치고 소리를 질러도. 그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같이 양손을 걷어 부치고. 같이 청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적 관계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나도 어렵사리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여 상경을 했지만, 만일 내가 시골에서 혼자 올라와서 과제 제출할때 마다 F를 받고, 여자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과대표는 커녕 친구들과 말도 섞지 못할정도로 자존감이 없어졌다면? 쓰레기 봉투 살 돈도 없고, 음식물 쓰레기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도 모르고, 전자제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처음 자취하는 23세 경상도 출신 외동아들 남자라면?
아니다… 생각을 바꿔보자. 그럼 한달 가까이 지하 골방에서 사발면만 쳐먹고, 담배꽁초 가득차게 버려놓고, 방을 걸어 다닐 수도 없게, 꽁초 국물 남은 사발면 지뢰를 가득차게 매설해 놓은 선배 커플들은?
약 30년이 지난 지금. 사실 내 생각은 명료하다. 그건 그냥 게으른거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걸 부끄러워 하지 않는거다.
이후엔 나 혼자 살아 보기도 했는데, 아무리 혼자서 아파서 죽을것 같은 상황에서도 사발면으로 바닥을 도배한 적은 없다. 담배를 피워도 재떨이는 항상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정리했고, 침대에서 피우진 않았다. 그냥 쓰레기집을 만드는 주인은 그냥 게으른 거다. 위생 개념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생생한 20대라도 몸을 막 굴리면 금방 망가지는… 몸뚱아리는 그저 생명 깃든 기계란 개념도 없는 것이다. 당시 그 선배는 4년제 학교를 6년간 다녔고, 그나마 어떻게 겨우 졸업하게 되었어도 졸업식조차 안갔고, 졸업장도 받으러 가질 않아서, 과대표였고 이미 대학원생이었던 내가 가져다 줬었던 기억이다.
- 다시 2000년대의 과거로..
- 30대가 되어 세월이 흘러 가정을 이루고 아이까지 생겼고, 나름 대기업을 약 5년정도 다녔다. 나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건축 설계 회사에서 공모전에, 현상에, 턴키에 거의 6개월간 집에 못가고 일한적도 있고, 밤 12시 퇴근에 1시간운전 귀가. 좀 자고, 집에서 다시 5:30 출발에 한시간 운전해서 7시까지 출근(6:30분 출발하면 차가 밀려서 8시까지 도착 할 수가 없다. 삼성 계열은 8시 출근이었다. 원칙은 5시 퇴근인데, 한번도 5시에 퇴근해 본적은 없다.).
- 어쩌다가 조기 퇴근이 가능하면, 직원들과 꼭 회식이 잡힌다. 이럴 때 참석하지 않으면 업무의 성과 어필이 전~혀 안된다. 그사이 무럭무럭 자란 큰딸은 내 얼굴을 거의 못 알아볼 지경이었다. 작은 쇼핑몰을 하나 운영하던 옆집 부부는 우리집에 놀러와서. 큰아이를 안아 들고, 큰애는 꺄르르 하고 웃었지만, 내가 안아 들면 그 즉시 울었다.
- 어느날… 옆~옆에 앉은 연봉이 1억정도 되는 차장님이 토요일 회사로 출근하여, 책상엔 ‘미안합니다. 뒷정리를 부탁합니다.’ 라고 메모지에 적어두고, 회사 화장실에서 넥타이로 목을…메었다.
- 이후 1년 가까이 지나서 나는 회사를 관두고, 야심차게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 들었다. 지마켓 등이 없던 시절이라 매출도,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 아참. 이게 아니다. 내가 과거지사 고생했다는게 중한게 아니고, 회사를 관두고 그 담날의 쓰레기 이야기가 중하다.
- 나는 회사를 관두고 집에서 재택 근무를 시작했다. 첫날이었다. 집이 너무 더럽고 쓰레기들이 많고, 다 망가진 유모차도 있고 하여, 백수? 사장? 첫날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역시 옜날 버릇이 나왔다. 청소를 하자고 하면 와이프는 또 새로운 쓰레기를 들여다 보고 있고, 쓰레기를 더 만들고 있었다. 뭔갈 찾아보거나, 갑자기 나타난 큰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쳐다보고 있었다.나는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백리터 쓰레기 봉투를 몇장 사와서, 다 때려 담고 그냥 버렸다. 왜냐면 그 방식으로 버리는게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비싸게 버리면 적어도 이후의 문제는 적을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 사이 우리나라의 쓰레기 버리는 시스템이 얼마나 미친듯이 정교하게 변한지는 나는 꿈도 못 꾼 상황이었다.
- 다음날엔 집에 아침부터 경비아저씨가 화난 모습으로 들이닥쳤다. “이 유모차 쓰레기 때문에 누가 버렸는지 찾느라 아파트 전체 동을 다 돌아 다녔어요!” 그분이 씩씩대며 이쓰레기가 이집에서 버린것 맞냐고 따져 물었다. 보니 내 쓰레기라 당연히 인정하고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물었다. 이러면 안된다고 어쩌고 저쩌고 화가 가득하며 말이 매우매우 많았다. 그래서 일단은 너무 놀라 미안하다고 말씀드렸고, 계속 듣다 보니 결국엔 돈을 달라는 말이었다. 현금을 얼마 정도 드렸더니 순순히 가신다. 그러면서 “이것 내가 다 꺼내서 분리하고 다시 담아야 된다고~~” 하며 툴툴대셨다.
- 이 아파트에서 이사 갈 수도 없고 하여, 그 담날에 담배를 한보루 사 들고 그 경비 아저씨를 찾았다. 다시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쓰레기 버리는 법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신다. 들어도 들어도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여전히 중요 정보이긴 했다. ^^. 그담부턴 내가 쓰레기를 들고 나가면 아저씨가 뛰어 오셔서 받아 가신다. 물론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잘 정리(?)해서 버리긴 했다.
지금은 지천명이 되었어도. 난 여전히 쓰레기 버리는게 무섭다. 이런게 트라우마 인가? 나의 잠재의식 속에, 갓 사업을 시작한 병아리 시절 경험에… 경비원의 갑질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히끼꼬모리?
농담이 아니라. 내가 뭔가 갑자기 범법자가 되거나, 갑자기 집에 날아올지 모를 벌금 청구서가 두렵다… 뉴스에선 과일 껍질을 종량제 봉투에 넣었다가 벌금이 30만원이 나왔다는 둥의 기사들이 쏟아 진다. 지자체 따라 다 다르고, 오늘은 맞고 내일은 틀린 조례가 넘쳐 난다.
그나마 얼마 전까진 전자 제품은 다들 알게 모르게 누군가가 알아서 가져가서 재활용이든 고치든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모니터 하나 버려도 딱지를 5,000원 짜리를 붙여야 하고, 그러다가 다시 무료로 전자 제품을 버리는 주머니를 달아 놓곤 하더니, 다시 없어졌다. 이건 쓰레기 버릴 때 마다 고시 수준의 공부를 해야 한다.
PET음료수 뚜겅을 닫아서 버려라, 열어서 버려라, 닫아서 공기 빼고 눌러서 버려라, 투명한 PET는 따로 모아라, 세척해서 버려라, 외부 포장 뜯고 버려라, 우리껀 외부 포장이 아예 없다 등등 플라스틱 물병 하나 버리는데도 오만상 복잡하고, 유리 음료 병 하나 버리는데는 진짜 미친듯이 복잡하다. 입 닿는 부분이 중요하니 뚜껑 닫아서 버려라, 어차피 깨서 재활용 하니 색깔만 맞춰라, 진로에서 새로 만든 푸른색의 투명 레트로 병이 새로 나와서, 소주 업계의 불문률인 병 통일을 깼고, 벌금을 내야 할지도 모르지만…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는둥…
가구를 하나 버리려면? 크기에 맞춰서 인터넷에 접속해서 등록하고, 수거일 예약하고, 등록번호 출력해서 붙여 놓아야 하고, 편의점에서 쓰레기 버리는 딱지 사오면, 그 딱지만 누가 훔쳐 갈까봐 잘 지켜 보고 있어야 하고. 경비 아저씨들은 그 딱지를 잘 떼고 가구를 잘 쪼개서 버리고, 나처럼 물정 모르는 사람이 난감해 하고 있으면, 본인들한테 얼마를 내면 알아서 다 해준다고 하며 그간 잘 모아둔 딱지로 자금 세탁(?) 재활용 한다. 그분들은 그게 원래 자신의 업무이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고 있는 건데 말이다.
그래서 뭐든 들고 나가면 일단 누군가 튀어 나와서 인상부터 쓴다. 물건을 버리든 말든 무언가를 들고 나가는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느껴진다. 예전 대기업 다닐땐… ㅎㅎ… 그냥 디자인만 열심히 잘 하면, 청소따위 쓰레기 따위, 모형 만들다 생긴 유해 폐기물 따위는 누군가가 다 알아서 저절로 해결해 주었던 것 같다. 그 누군가에게 지금 감사드려서 무슨 소용이 있으랴 만은… 감사한 마음이다.
4. 해결책은?
- 교육과 훈련 – 청소는 매일 하는 것이다. 미성년 때부터 버릇처럼 청소하게 훈련한다. 학교에서도 학생이 청소하도록 지도한다. 학생이 사용한 화장실은 학생이 치운다. 물론 기본적인 위생 상태 확보를 위해 벽면 타입의 변기는 기본이고, 코스트코 같이 기능 최우선 주의로, 아무것도 없고 물 마음대로 뿌려 청소 할 수 있는 위생공간을 제공한다. 로봇청소기가 청소도 한다. 자동 물뿌림으로 청소도 한다. 그러나 최종 검수는 학생이 직접 하도록 하여, 학생들이 휴지 등으로 장난치면 그걸 직접 치워야 한다는 개념을 교육한다.
-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의식 고양 – 남에게 피해 주지 말기는 사회인으로서 같은 인간으로, 시민으로 대우 할 수 있는 기본적 조건 이다. 공동의 룰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시민 자격이 박탈 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행동의 특정 정도를 넘어서면 언제든 공권력이 개입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요즘 부쩍 늘어난 길가의 개똥은 개 혼자 와서 누고 간게 아니다. 개주인이 자신의 개가 싸고 있는걸 뻔히 보고도, 그걸 비닐봉지로 잡으면 느껴지는 뜨듯함의 쾌감(?)이 싫어서.. 다시 말해.. 그냥 치우기 싫어서 방치한 것이다. 개보다 못한 견주인 것이다. 보통의 개는 지가 볼일 본건 조금이라도 덮으려고 시늉은 한다. 그럼 어떻게 처리? 강력한 벌금이 답이다. 한번 실수로 벌금 200정도 맞으면 개똥은 즉시 없어진다. (대한민국에는 약 546만 마리의 반려견과 217만 마리의 반려묘가 있는 것으로 추정 하는데, 하루에 한번씩만 싸도 546만 장의 비닐봉지와, 217만X100ml의 모래나 두부(?) 등이 소요된다.)
- 깨달음을 얻을때 까지 그냥 두기 – 교육을 통해 위생 및 감염 등에 대한 간접 경험을 주입으로 개화가 되면 다행이고, 안되는 경우는 별수 없이 그냥 둔다. 본인 몸이 썩어 본인이 느낄때 까지 그냥 두기. 물론 주변 집에서 냄새가 나거나 하여 발각되면 즉시 사회에서 격리, 공권력이 청소해 주고 청소 요금 실비로 정산, 사회 복무로 구상권 청구 처리.
- 버릴 수 있는 자유 부여 – 기본적으로 좀 숨좀 쉬고 쉽게 쉽게 버릴 수 있도록, 단순화, 매번 자주 발생하는 제도 변경 지양. 지구를 아낀다고, 재활용 한다고, 금속을, 옷을, 프라스틱을, 종이를, 나무를, 음식물 쓰레기를 그렇게 깨끗하게 씻고 접고 정리하고, 스티커 제거하고 버려도 우리나라의 재활용율은 15% 수준이고, 종말 집하장에서 다시 하나로 합쳐져서 매립 또는 소각 에너지화4) 된다. 더욱 재미 있는 것은 공간의 가격이 여러분이 아까워 하는 대부분의 물건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_^.
- 2017년 필자가 대학 학보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1㎥(가로세로높이 1미터)의 공간 가격은 서울 1년당 16만, 강남 23만, 경기 10만원이고, 소유하려면 서울 239만, 강남 472만, 경기 128만원 이었다. 그리고 2025년이 된 지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50% 상승했다.

결론.
좁은 나라에서 모여 살면서, 남에게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해 주시고, 나를 포함하여 다들 청소 좀 합시다. 말로만 지구 환경 보호 외치지 말고, 청소하고 닦아서 잘 활용하면,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공간도 10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합니다. ^_^.
2025.08.02. Jaee.net 주인장 작성. 저작권 있음. 원문의 링크만 공유 가능. AI 크롤링 및 무단 요약 활용 금지.
각주.
- 서울신문. 2021년 기사. 손지민, 김가현. https://m.seoul.co.kr/news/plan/house1/2021/10/04/20211004008001?cp=seoul
- ‘전문적 검증을 거친 기사‘ 라고 칭하였으나, 필자는 정말이지 요즘엔 잘 모르겠다. 메이져 언론사의 기사나 방송을 보면 그 편향성을 대놓고 알 수 있을 정도고,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기사의 헤드라인이 거의 다 물음표로 끝난다. 헤드라인만 봐도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직한 신문은 대체 어디로 다 사라 진걸까? ^^a. 양산형 글을 작성하는 무늬만 기자(소수이길 빈다.)는 거대한 이익집단에 소속된 생각없는 부속같아 보인다. 이제 언론이란건 권력을 견제하는 수단이라기 보다, 조회수가 많으면 돈을 벌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권력추종 집단의 대세에 빠르게 편승하려는, 원칙과 신념 따위 개나 줘 버린, 미디어 활용의 이익 집단이 아닐까? 믿을 만 한 매체 집단, 믿을 만한 기자, 팩트와 국가·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진심 어린 글을 다듬고 또 다듬는 ‘현자‘가 그립다.
- 커뮤니티 의견의 경우 익명으로 자유 토론 또는 단답형의 글들이 많고 정말 아무 생각 없는 글도 많지만, 늘 어디든 현자는 있고, 좋은 의견과 글도 때론 있다. 교육에 대한 철학은 세상 어떤 부모라도 조금씩은 다를 것이지만,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는 교육과 훈육이 필요한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를 놓지면 흔한 말로 ‘사람 고쳐 쓰는것 아니다.’ 가 될 수도 있다. 만약 부모의 훈육, 양육, 교육, 예절, 경로, 사회화, 타인에 대한 존중, 협조, 타협, 협동 등의 개념이 없다면, 학교란건 전 세계에서 이미 사라 졌어야 맞는 것이겠다.
- 재활용률은 기준에 따라 매우 다르게 해석된다. 다만 아래 글에 따르면 10% 수준이다.
-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61126632456840&mediaCodeNo=257
- 통계생산 주체는 각기 다르지만 한국은 70%, 유럽은 34.5%, 전 세계는 9%가 통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통계를 비롯해 폐기물 통계는 세계적으로 정해진 기준없이 발표되는 대로 인용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 한국이 분리수거 선진국이라서?
- 실제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우리나라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10%대로 파악된다.
- 한국환경연구원(KEI)이 주요 열가소성 합성수지 8종을 대상으로 국내 플라스틱 물질흐름분석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폐플라스틱 770만t중 18%(141만t)가 물질 재활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소각이 어려운 열경화성 폐플라스틱까지 확대할 경우, 실제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이를 훨씬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재활용률 70%의 상당부분은 소각 시 발생하는 열을 에너지화한 ‘에너지 회수’가 차지한다. 에너지 회수기업은 재활용 기업으로 등록된 탓에 재활용 집계로 잡히는 것이다.